#1. 남편은 회사 대표, 부인은 이사, 딸은 과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사님은 직원들이 다 있는 자리에서 소리를 지르거나 욕을 합니다. "야 너 일 똑바로 못 해?" , "이러면 월급 안 준다"라고 말 합니다. 딸의 갑질도 장난이 아닙다. 매일 일찍 출근하게 해, 일주일에 2번 이상 대청소를 하게 합니다.(직장갑질119제보 사례 중)

#2. 사장이 저에게 자녀 일을 시킵니다. 딸이 사무실에 오면 외국어 숙제 두 장씩 쓰게 하고, 외국으로 나가기 위해 여권을 만들게 했습니다. 아들의 학원 숙제도 시키고, 인터넷으로 시험 등록도 하게 합니다. 문제를 제기했더니 그런 정도도 못하냐고 화를 내면서 하기 싫으면 그만두라고 했습니다. 사장 포함해 4명이 일하는 작은 회사인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 사람들의 절반 이상이 사적 용무지시 등 '부당지시'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족 구성원이 회사를 운영하는 가족회사에서 빈번하게 일어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가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신원이 확인된 이메일 제보 767건을 분석한 결과 53.5%(409건)가 직장 내 괴롭힘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직장 내 괴롭힘 유형 중 가족회사에서 주로 나타나는 부당지시가 212건(51.8%, 복수응답)으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이어 폭행폭언은 201건(49.1%), 따돌림·차별·보복 177건(43.3%), 모욕·명예훼손 142건(34.7%) 순이었다.

직장갑질119는 "직장에서도 '부모찬스'가 존재한다"며 "이렇게 입사한 사장의 아들이 직원에게 쌍욕을 하고, 부모는 자식을 감싸고 돈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의 아들과 딸은 휴가를 마음대로 쓰면서도 다른 직원들에게는 대체공휴일에 일을 강요한다"고 덧붙였다.

이렇듯 직장 갑질 사례의 절반 이상이 가족회사에서 빈번하게 일어나는 괴롭힘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처벌을 어려운 실정이다.

가족회사 제보 사례를 보면 직장 내 괴롭힘만이 아니라 임금체불, 근로계약서·임금명세서 미작성·미교부, CCTV감시, 연차불허, 부당해고 등 근로기준법 위반 행위 역시 심각하다. 

지난해 10월부터 개정된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개정안에서는 사용자 또는 사용자 친인척(4촌)이 직장내 괴롭힘 가해자일 경우 노동청에 신고할 수 있고,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에 처할 수 있다.

하지만 5인미만 사업장에서는 적용되지 않아 사장이나 사장 가족을 신고조차 할 수 없다. 또 5인 이상 사업장이라도 사장 친인척이 회사의 정식 직원이 아니라면 근로기준법 적용이 되지 않는다.

직장갑질119는 "회사가 소규모라는 이유로 인간의 존엄성이 유린되어서는 안된다"며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을 5인 미만 사업장으로 확대하고, 괴롭힘이 반복되는 사업장에 불시 근로감독을 벌여 노동법 위반에 대해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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