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비트코인으로 팔아넘긴 게 상당하다.
최근 우리나라 군대에서는 난리가 났다. 북한 공작원의 지령을 받아 현역 장교 A씨가 군사기밀 유출 혐의를 받고 있었기 때문. 이 사실은 국방부를 비롯해 경찰청과 서울중앙지검이 합동으로 수사하면서 드러났다. 현재 A씨는 구속 상태에서 조사를 받으며 재판을 기다리는 중이다.
당시 A씨는 가상화폐 거래소 대표인 C씨를 통해서 북한 공작원으로 추정되는 인물인 B씨를 알게 됐다. C씨는 B씨에게 7억원 상당의 가상화폐를 제공 받으며 포섭된 인물. B씨는 C씨를 통해 A씨에게 접근해 "군사기밀을 제공하면 대가를 지급하겠다"라는 메시지를 보내면서 시계형 몰래카메라를 구입해 보냈다.
A씨는 B씨의 말에 따라 군사기밀을 촬영했다. 국방망 육군 홈페이지 화면을 비롯해 육군 보안수칙 등을 촬영해 넘겼고 약 5천만원 가량의 가상화폐를 받았다. 수사기관은 조사 결과 군사 2급비밀에 해당하는 한국군 합동지휘통제체계 로그인 자료 등이 유출된 것으로 파악했다.
그런데 A씨의 범죄는 더 있었다. 최근 국회 국방위원회 강대식 의원에게 국방부가 제출한 A씨의 공소장에서 밝혀졌다. A씨는 올해 2월 초 자신이 소속된 여단의 지역대 작전계획을 휴대전화로 촬영해 북한 공작원 B씨에게 전송했다는 사실이 추가로 밝혀졌다. 그야말로 군사 기밀이 줄줄이 새고 있었던 것.
특히 A씨는 특전사령부 중에서도 속칭 '참수작전'이라고 불리는 북한 수뇌부 제거 작전을 수행하는 특수부대 소속이었다. B씨는 애당초 여단 작전계획과 대대 작전계획을 달라고 유구했지만 A씨는 자신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지역대의 작전계획을 전송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A씨는 지역대 작전계획 외에도 기밀 5건을 더 유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A씨는 한국군 합동지휘통제체계(KJCCS) 해킹을 위한 장비인 '포이즌 탭'을 설치하라는 지령을 이행하다가 적발됐다. 다행히 이것은 미수에 그쳤다. 비트코인을 받고 군 기밀을 유출하고 군의 핵심 전산망 해킹까지 시도한 것.
당시 B씨는 A씨에게 자신을 '조선족 브로커'라고만 밝혔다고 전해진다. B씨의 실명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A씨가 B씨에 대해 아는 것은 텔레그램 아이디인 '보리스' 뿐이다. 수사 당국은 이 보리스가 북한 해커부대 소속 공작원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공소장에도 기록됐다.
특히 보리스는 북한의 대남공작부서 정찰총국 산하 사이버 담당 부서인 '110호 연구소'의 하부조직에 근무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곳은 '기술정찰국'이라고도 불린다. 이들은 불법 사이버도박 조직을 운영하면서 우리나라의 현역 군인을 포섭해 군사기밀을 수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