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실하게 일한 사람들의 박탈감이 늘어날 것 같다.
윤석열 정부가 민생안정을 도모하면서 이른바 '빚투(빚내서 투자)'한 사람들의 구제 방안을 포함해 논란이 되고 있다. 최근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는 두 차례 논의를 통해 금리 상승기에 대응한 민생안정 방안을 논의했다. 여기에는 주식이나 암호화폐에 투자했다 손실을 본 청년층 재기를 돕는 청년 특례 프로그램이 포함됐다.
청년 특례 프로그램은 만 34세 이하 저신용 청년층에게 이자의 3~50% 가량을 깎아주는 것이 골자다. 그리고 최대 3년간 원금 상환도 유예해준다. 이 기간에는 연 3.25%의 낮은 이자율이 적용된다. 정부 측은 청년들의 신속한 재기를 위해 기존 신청 자격에 미달하더라도 이자 감면과 상환유예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저신용 청년들의 경우 '빚투'로 인해 많은 손실을 본 사람들이 상당하다. 주식이나 가상화폐에 투자를 하기 위해 빚을 냈다가 손실을 보고 대출금을 갚을 수 없는 상황인 것. 따라서 '빚투 손실'을 정부가 일부 보전해주는 것은 도덕적 해이가 불거질 수 있다는 지적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금융 당국은 사회적이고 비용적인 측면에서 이들을 선제적으로 먼저 구제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주장한다. 경제 침체기 동안 청년들이 일탈하지 않고 시장경제 시스템에 계속 있다록 해야한다는 것. 하지만 결과적으로 위험자산에 투자한 사람들을 성실하게 일한 사람들의 세금으로 구제한다는 것이 옳지 않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특히 국민들 사이에서 '빚을 갚지 않고 버티면 탕감받을 수 있다'라는 인식이 퍼질 가능성도 높다는 지적도 있다. 그동안 성실하게 빚을 갚아온 시민들의 경우 심리적 타격을 받을 수 있고 형평성에도 어긋난다는 것. 결과적으로 일부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성실하게 빚 잘 갚은 사람만 바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게다가 이 사안은 2030 청년층 입장에서 가장 민감한 '공정성' 화두로 이어지고 있다. '빚투'로 '영끌'해서 투자했다가 손실을 본 사람들의 몫을 성실히 일해온 다른 구성원이 부담해야 한다는 것은 공정성을 훼손한다는 주장이다. 결과적으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 또한 낮아이고 있는 상황이다.
2030 청년층의 불만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큰 타격이 될 수 있다. 최근 몇 차례 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연달아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2030 청년층의 결집 효과가 크다. 하지만 최근 이들은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에 대한 불만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청년 특례 프로그램까지 등장한 것.
그러자 일단 윤석열 대통령도 논란을 진화하려고 나서기도 했다. 복수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청년 특례 프로그램으로 상실감을 느끼는 사람이 있다"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금융 리스크는 비금융 실물 분야보다 확산 속도가 엄청나게 빠르다"라면서 "정부가 뒷수습하기보다 선제적으로 조치하는 것이 국가 자산을 지키는 데 긴요한 일"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