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북한은 개고기를 먹고 있다.
복날에 삼계탕 등 보양식을 먹는 것은 우리나라와 북한 모두 비슷하다. 대신 우리나라는 개고기를 먹는 풍경이 줄어들고 있다. 개를 반려동물로 키우는 가정이 늘면서 이를 식용으로 삼는 것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개고기를 대신해 삼계탕 등 대체 보양식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하나의 이유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북한은 복날에 개고기를 먹고 있다. 북한에서 개고기는 '단고기'라고 부른다. 더욱 신기한 것은 북한은 방송 등 각종 매체에서 단고기를 적극 홍보하고 있다. 씹으면 씹을 수록 단맛이 난다고 해서 단고기라고 부른다. 북한에서는 "오뉴월 단고기 국물은 발등에 떨어져도 약이 된다"라는 속담이 있을 정도다.
최근 초복을 맞아 북한 매체는 단고기에 대한 이야기를 쏟아냈다. 조선중앙TV는 "사람들의 몸보신에 특효가 있는 구수하고 영양가 높은 단고기 요리에 사람들이 몰렸다"라고 보도하면서 평양단고기집과 문흥단고기집 등 평양 시내 유명한 단고기 식당들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평양단고기집은 북한 최고의 단고기 음식점으로 꼽힌다고. 이 식당은 초복을 맞아 단고기등심찜, 단고기갈비찜, 내포(내장)볶음 등 수십 가지의 요리를 준비했다고 전해진다. 이 식당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시기에도 식자재를 공급할 정도로 각별했고 2007년 중국 셴양에 첫 해외 직영점을 낸 북한의 대표 식당이다.
평양단고기집 종업원은 "소금으로 간을 맞추고 센불에서 끓여 소고기 국물과 같은 색깔을 낸다"라고 맛의 비결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역사가 깊은 것으로 알려진 문흥단고기집 또한 위쌈을 만들어서 독특한 맛을 낸다고. 이 밖에도 평양 내에는 제법 많은 단고기집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대외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도 북한 사람들이 단고기를 먹어온 역사를 소개했다. 이 매체는 "우리 인민들이 창조한 우수한 풍습에는 한여름의 가장 더운 때인 삼복철에 땀을 흘리며 단고기장을 먹는 풍습도 있다"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고려사와 동의보감 등 역사적인 문헌에 소개된 단고기의 효능을 전했다.
그렇다면 북한은 왜 아직까지도 개고기를 즐겨먹을까? 탈북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우리와 생각이 아예 다르기 때문이다. 북한에서는 반려견이나 애완견이라는 개념 자체가 아예 없다고. 그래서 탈북자들은 한국 사람들이 개를 반려견이라 생각하고 보살피는 것을 보고 일종의 문화 충격을 받는다고 전해진다.
뿐만 아니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교시도 한 몫 했다. 과거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개고기에 대해 "단고기 요리는 우리 인민들이 좋아하는 전통적인 민족요리다"라고 교시를 내리기도 했다. 김정일의 말이 헌법보다 더 중요한 북한 사회에서는 이런 사소한 것 하나도 신경쓸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