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장관을 향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이 일본에서 한일관계 개선을 위해 연달아 일본 고위급 관계자들을 만나고 있다. 지난 18일 박진 외교부장관은 일본 도쿄에서 먼저 하야시 요시마사 외무상을 만나 회담을 가졌다. 이날 열린 한일 외교장관 회담은 약 2시간 30분 정도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외교장관이 일본을 방문한 것은 2017년 12월 이후 약 4년 7개월 만의 일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이후 한일관계를 개선하겠다는 점을 강조해 외교장관이 일본으로 향하게 됐다. 박진 장관 또한 회담 전부터 "윤석열 대통령의 한일관계 개선에 대한 강한 의지를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의지는 외교장관의 방일 전부터 잘 드러나기도 했다. 얼마 전 윤석열 대통령은 일본 아베 전 총리가 피습당해 사망하자 일본대사관에 마련된 분향소를 직접 찾아 조의를 표하기도 했다. 조문외교를 통해 물꼬를 튼 다음 외교장관을 파견해 관계를 개선하겠다는 것.
그 결과 박진 장관은 일본 외무상과 회담을 가졌다. 하지만 회담 내용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일 외무장관은 일제시대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한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세부내용을 살펴보면 한국의 요구는 관철시키지 못하고 오히려 일본의 요구만 들어준 꼴이라는 것.
한일 외무장관이 관계 개선을 위해 이야기한 부분은 일제시대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한 배상 문제였다. 앞서 한국 법원은 일본 기업들이 일제시대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배상을 해야한다고 판결했다. 이후 일본 기업들이 그 책임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해당 기업의 한국 내 자산을 매각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그러자 일본 기업들은 반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법원이 결정한 것이기에 판결을 뒤집기는 어려웠다. 8~9월 경에 대법원이 최종 결정을 내릴 경우 해당 결정은 그대로 집행될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한일 외교장관은 대법원의 결론이 나오기 전에 정치적으로 이 문제를 풀어내기로 사실상 합의했다.
문제는 일본의 태도다. 일본은 한일관계가 정상화되기 위해서는 한국이 알아서 해결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이 입장을 윤석열 정부가 수용한 모양새가 됐다. 게다가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원하는 일본의 진정성 있는 사과도 받아내지 못하면서 '굴욕적이다'라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게다가 일본은 과거 우리나라에 여러가지 이유를 대면서 수출규제를 하기도 했다. 이 부분은 일본이 우리나라를 일방적으로 괴롭힌 것. 박진 외교장관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정상화를 대가로 일본의 수출규제 정책 철회를 요구했지만 아무런 대답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