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파트 천장에서 '인분'이 발견돼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건설 현장의 열악한 환경이 '인분 아파트'를 만들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인분 아파트'는 경기도 모 지역 신축 아파트 입주민이 천장에서 악취가 심해 뜯어 본 결과 사람의 배설물이 든 검정 비닐봉지 세덩이를 발견했고 그 속에 사람의 배설물(인분)이 들어 있었던 일을 말한다.
건설 현장에서 골조분야 형틀목수로 6년째 일하고 있다는 A씨는 2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일반인들이 보기엔 깜짝 놀랄지 모르겠는데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분들은 어느 정도 알고 있었던 내용으로 그런 일들은 흔하다고 볼 수 있다"고 증언했다.
A씨는 "공사현장 화장실이 대부분 1층 현장 사무실 아니면 상가 밖에 있다"고 했다.
이어 "(예를 들어) 지상 23층에서 일하고 있다가 화장실이 가고 싶으면 1층까지 내려가야 된다"며 "23층에서 1층까지 왔다 갔다 하려면 20분~30분을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A씨는 "시간도 너무 많이 걸리고 관리자들 눈치도 보여 볼일을 작업 구간 주변에다가 해결을 한다"고 설명했다.
현장 해결 장소에 대해 A씨는 "현장별로, 일하는 사람마다 상이하다"며 "대부분 안 보이는 구석이나, 공사 현장의 화장실 구간(아파트 구조상 화장실 구역)에 보시는 분도 있다"고 했다.
다만 A씨는 '인분아파트' 관련 보도 댓글에 '아파트 공사현장 층마다 특정 호수를 지정해서 화장실로 이용한다'라는 말에 대해선 다 그렇지는 않다고 했다.
A씨는 "댓글 쓰신 분이 일하는 현장 같은 경우는 일할 시간에 화장실 가지 말고 그냥 어디 가까운 한 층 정해서 해결해라, 어차피 나중에 시멘트로 묻어버리면 입주자들은 모른다 이런 식인 것 같다"며 씁쓸해한 뒤 대부분의 노동자들은 현장을 깨끗하게 정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인분 아파트' 문제가 불거지자 건설노조는 지난 26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인권위 건물 앞에서 '건설현장 편의시설 개선 촉구 인권위 진정 기자회견'을 열고 "건설현장 아파트 1개 동마다 휴게실·탈의실·샤워실 1개 씩과, 1개 층마다 화장실 설치"를 요구하며 인권위에 진정을 냈다.
건설노조가 수도권에 있는 LH 건설현장 23곳을 조사한 결과, 건설현장 1곳당 평균 172명이 일했지만 화장실은 2.5개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화장실 위생 상태가 불량한 곳이 약 35%에 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부분의 화장실이 현장 진출입구에 있고 실제 건물이 올라가는 곳에는 거의 없었다. 또 고층에서 일하는 노동자가 20~30분씩 화장실에 다녀오는 것을 용납하는 현장은 없다고 했다.
[사진] 방송 캡처, 온라인커뮤니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