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또다시 생떼를 부리고 있는 것일까?
중국이 우리나라가 경상북도 성주에 배치된 사드에 관해 '3불 1한'을 약속했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3불 1한'은 세 가지를 하지 않고 한 가지를 제한한다는 뜻. '3불'은 사드 추가 배치 불가, 미국 미사일방어체계(MD) 불참, 한미일 3각 동맹 불가고 '1한'은 사드 포대 운용을 제한한다는 것.
주한미군이 사드를 배치할 당시 안보를 위협한다고 반발했던 중국은 갑자기 이러한 주장을 하고 있다. 심지어 지난 2017년 10월 문재인 정부가 한중 간 사드를 놓고 빚어진 갈등을 봉합할 때 이러한 약속을 했다고 주장한다. 어찌보면 우리나라 안보에 중국이 간섭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는 한중 외교장관회담 직후 중국이 공식화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일단 미국 또한 이러한 주장에 반발했다. 미국 국무부는 "사드는 전적으로 북한의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위협으로 한국과 한국민, 동맹군을 보호하기 위한 방어적인 수단"이라면서 "사드 배치는 한국과 미국의 동맹 차원으로 결정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과 미국이 합의한 부분에 중국이 개입하지 말라는 뜻.
우리나라는 계속해서 '사드는 안보 주권 문제'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고 있다. 복수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주한미군 사드 배치 문제는 안보 주권에 해당한다. 중국이 반대한다고 해서 하지 않는 게 오히려 이상한 것"이라면서 "사드 정상화 정책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사드 운용을 제한해 미군의 감시를 차단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그는 "경북 성주 사드 포대의 레이더 위치는 중국을 향하면 바로 앞에 산이 있어서 물리적으로 운용할 수 없다"라면서 "사드 포대의 위치는 오직 한반도 방어만 가능하다"라고 설명했다.
안은주 외교부 부대변인도 정례브리핑을 통해 "사드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으로부터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자위적 방어수단"이라며 "이는 안보주권 관련 사안으로서 협의 대상이 될 수 없다"라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중국이 사드에 대해서 간섭할 위치가 아니라는 것을 강조한 셈.
그런 가운데 중국은 은근슬쩍 표현을 바꿨다. 애당초 중국은 '3불 1한'을 꺼내면서 "한국 정부가 대외적으로 정책 선서를 했다"라고 알렸다. 선서는 대외적인 공식 약속이라는 의미가 강하다. 따라서 중국 정부는 한국이 사드에 대해 제한적인 운용을 하겠다고 공식적으로 약속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런데 중국은 얼마 지나지 않아 '선서'라는 단어를 '선시'로 수정했다. 선시는 사람들에게 입장을 널리 표명한다는 뜻에 가깝다. 선서보다는 강도가 약하다. 외교부 측은 "이전 정부가 대외적으로 입장을 밝혔던 것을 지칭한 것으로 이해된다"라고 말했다. 우리나라가 강하게 나오니 은근슬쩍 입장을 바꾸는 중국의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