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이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을 입건하자 소방노조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최성범 용산소장서장은 이태원 참사 당시 4차례에 걸쳐 브리핑을 진행했던 인물로, 갈수록 늘어나는 사상자 현황을 발표하면서 마이크를 든 손이 떨리는 모습이 포착돼 당시 큰 화제가 됐었다.
이에 대해 소방 내부에선 경찰이 소방으로 책임을 돌리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고개를 들고 있다.
서울소방재난본부 홈페이지에는 최 서장의 입건에 화가 난다는 글이 300개 넘게 올라왔고, 일부 SNS 게시물엔 경찰이 최 서장을 희생양으로 삼았다는 날 선 비판이 담겼다.
황선우 소방노조 사무처장은 "매우 우려스럽게 보고 있다."며, "소방 현장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분들이 소방서장이 잘못된 조치를 했다는 식으로 몰아가는 것 같은데…"라며 경찰을 간접적으로 비난했다.
반면, 경찰 내부에선 참사의 책임을 경찰에게만 과도하게 지우고 있다는 불만도 커지고 있다.
김주현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장은 9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최 서장 입건 조치가 부당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솔직히 제가 그 자리에 있어도 그분보다 더 잘했을지 의문"이라고 답했다.
김 본부장은 "(최 서장이) 근무가 아닌 날 현장에 와서 직원들을 격려했고, 사고가 발생한 그 시간도 초저녁부터 현장에 계셨다"면서 "(사건 발생 당시) 현장 대원들보다 먼저 뛰어가셨고 '이 사람 정말 대단한 사람이다' (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그렇게 하는 게 쉽지 않다"면서 "그런데 이걸 입건을 했다. 그러면 도대체 어디까지 해야 하는 게 우리의 임무인지 정말 (모르겠다)"라고 전했다.
한편, 최성범 서장은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됐다. 특수본은 최 서장이 현장에 출동하는 과정에서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