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빙 열풍을 타고 전통 건강 먹거리인 떡의 판매량이 늘어나고는 있지만, 색을 내기 위해 합성착색료를 사용하고 유통 과정에서 떡이 굳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유화제나 쏠비톨을 쓰는 등 실제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떡은 웰빙이나 건강과는 거리가 멀어지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떡을 전통 방식으로 만드는 것은 대단한 공임과 재료비가 들어가는데, 이렇게 만들 수도 없고 만들어도 수지 타산이 맞지 않는다는 것. 또한 부드럽고도 쫄깃한 식감을 찾는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추려면 첨가물을 쓸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먹거리 X파일에서 실제로 떡집 주인들의 말처럼 떡의 색을 내는 과정을 재현해봤다. 합성착색료와 천연재료를 넣어 떡을 만들어보니 실제로도 천연재료로는 거의 떡의 색이 나오지 않는 결과를 확인한 것.
천연재료로 떡의 색을 내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재료비가 들어간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서울 연희동의 ‘떡의 미학’을 운영하고 있는 김명순(58)씨는 이런 흐름과 무관하게 철저하게 전통 방식의 떡을 만들고 있는 보기 드문 착한 가게다.
떡의 미학에서 떡을 만드는 과정은 모든 떡의 재료를 직접 수급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떡의 가장 중요한 재료인 쌀은 양평에 있는 40년 지기의 농부로부터 위탁해서 재배한다. 떡이나 약식 등을 만들기 위해서 특별한 품종의 쌀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 믿을 수 있는 오랜 지기를 통해 쌀을 재배하는 것. 쌀 뿐이 아니라 녹두, 팥, 호박 등 떡의 중요한 재료들도 이 농장에서 위탁해서 재배하고 있다.
떡의 색을 내기 위해 필요한 천연재료들을 수급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을 들일 수밖에 없다. 봄에 채취한 쑥, 늙은 소나무의 속살에서 채취한 송기가루, 승검초 가루 등 제철에 나는 천연재료를 구하기 위해 전국을 돌아다니며 제철 재료를 구해 보관한다.
떡의 부재료는 제주산 유채꿀, 가평산 최상급 잣, 오 대산 석이버섯, 보은산 대추 등 전국에서 구해 온 최고의 재료만을 고집한다.
그런데 여기까지는 정작 떡만들기에 비하면 힘든 과정이 아니다. 전통방식의 떡 만들기는 상상을 초월하는 고된 품이 들어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녹두편을 만들기 위해서는 녹두알의 껍질을 일일이 다 걸러서 재료를 쪄서 가루를 내야 한다. 녹두 고유의 노란색을 내기 위해서는 껍질이 섞이면 안되기 때문. 호두의 속껍질을 일일이 제거하는 일은 손톱이 빠져버릴 정도로 힘든 작업이다. 호두의 속껍질은 떫은 맛을 내기 때문에 사용하기 전에 제거해야 하기 때문. 기계로 떡을 찢을 수 없는 떡들도 많아 직접 절구로 친다.
두텁떡은 만들기가 너무 까다롭고 힘들어서 아직도 김명순(58)씨 밖에 만들지 못한다. 일을 배우던 셋째 조카가 도망가기도 했다는 두텁떡 만들기는 이것이 왜 전통적으로 가장 고급떡으로 인정되어 왔는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약식을 만드는 과정도 힘들다. 좋은 재료로 전통적인 방식으로 약식을 만드려면 20시간 정도가 걸리는데, 불 조절에 민감한 약식은 거의 밤을 새서 만드는 수밖에 없다고 한다.
“왜 이렇게까지 고된 과정으로 만드는가”는 취재진의 질문에 “진정성이다. 몇 사람이라도 이렇게 하면 전통이 유지되는 것이다”라고 김명순씨는 대답한다.
떡의 미학에서 이렇게 정성을 들여 만든 떡은 그날 만들어 그날 판매하지만, 판매되는 양이 적다. 그래서 단골들조차 항상 떡을 사지 못하는 때가 많다고 한다.
‘떡의 미학’은 최고의 떡 장인이 최고의 재료로 무한한 정성으로 만들어내는 최고의 떡집이다. 그녀의 떡은 단순한 떡이 아니다. ‘미학’이라는 이름이 전혀 어색하지 않을 최고의 떡이다.
- 상호 : 떡의 미학( http://blog.daum.net/ddukmihak )
- 전화 : 02-324-3638
- 주소 : 서울시 서대문구 연희동 89-50 [지도로 보기]
- 영업시간 : 오전 9시~오후 6시 (매주 일요일은 쉽니다.)
- 메뉴 : 두텁떡, 쑥갠떡, 녹두편, 단호박편, 색단자, 유자단자, 약식 등
- 가격 : 약 2,000~1,000 원선(2012년 기준)
- 주차 정보 : 주차 불가
- 좌석수 : 없음
- 찾아가는 길 : 2호선 신촌역 4번 출구 마을버스 3번 탑승, 국민은행(연희삼거리) 정거장 하차, 연희아파트에서 우회전
※ 하루에 떡을 많이 만들지 못하기 때문에 연락없이 방문하시면 떡을 구매하기 어려우실 수 있습니다. 방문 전 전화문의 부탁드립니다.
*오펀은 진심 어린 방송 <이영돈PD의 먹거리 X파일>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