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들누드', '아색기가', '천일야화' 등의 작품으로 명인의 위치에 오른 양영순 작가는 최근 네이버에서 인기리에 연재 중인 SF웹툰 '덴마'를 잠시 휴재한 상태.
따라서 양영순 작가의 작품은 현재 '준의 알람'을 통해서만 즐길 수 있는 셈이다.
항간에 '덴마'를 잠시 휴재한 이유가 이 웹툰 때문이 아니냐는 소문이 나돌고 있지만,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덴마'는 프롤로그만 3년간 600화 가까이 그려온데다 장장 4년 동안 연재 중인 대작인 반면, '준의 알람'은 양작가가 잠시 숨을 고르면서 가볍게 그려나가는 듯한 느낌이 드는 소품에 가까운 작품으로 보이기 때문.
현재 26화째 연재 중인 '준의 알람'은 프롤로그도 없이 초현실적 상황에서 갑작스러운 이야기 전개로 시작되는 속도가 빠른 환타지 작품이다.
갑작스럽게 첫 장면부터 자신의 머리를 들고 있는 주인공과 등장인물들. 머리가 잘려나가도 버젓이 살아있는 것은 물론, 아무도 이를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던 준에게 어느 날 배달된 소포 속에는 구형(?) '알람'이 들어있는데...이 알람의 정체와 이 알람 때문에 벌어지는 사건들. 그리고 사람이 되었다 로봇이 되었다 반복하는 주인공의 모습 등이 알듯 모를 듯 묘한 이야기로 이어진다.
양영순 작가가 '덴마'를 휴재한 이유가 이야기의 전개를 재정비하는 차원이라고 밝혔듯이, 아마도 '준의 알람'을 연재 시작한 이유 역시 '이야기의 전개를 훈련하는 차원'이 아닐까 싶은 웹툰이다.
모든 등장인물들과 설정이 미스터리하고 어떻게 전개될 지 쉽게 가늠하기 어려운 스타일이 어쩐지 '덴마'와 몹시 닮아있기 때문이다. 두 작품의 다른 점은 분명 스케일이 작은 '소품' 작품이라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작가의 모든 작품들이 그렇듯, 흥미롭고 재미있다.
어느 덧 양작가가 없는 일상이 지루해져 버렸다. '준의 알람' 정주행을 추천한다.
[참고] 웹으로는 볼 수 없다. 카카오스토리를 통해서 일독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