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브라질 월드컵이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열리고 있다. 우리나라도 약간 분위기는 시들하지만, 그래도 월드컵인 만큼 많은 사람들이 브라질로 시선을 향하고 있다. 주변에서는 심심치 않게 월드컵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고, ’5천만이 해설위원’이라는 말처럼 모두가 축구를 논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와 함께, 이번 주말에는 독특하게 ‘축구 다큐멘터리’를 감상해보는 것은 어떨까. 지금까지 우리가 알던 축구와는 또다른 재미를 선사할듯 하다. 오펀이 월드컵 시즌에 볼 만한 축구 다큐멘터리 3편을 지금부터 소개한다.
‘AGAIN 1966′의 근원을 파헤치다. ‘천리마 축구단’
2002년 한·일 월드컵 16강전 대한민국과 이탈리아의 경기에서 붉은악마는 ‘AGAIN 1966′이라는 카드섹션을 선보였다. 이 당시 많은 사람들이 카드섹션의 뜻에 대해 많은 궁금증을 표하기도 했다. 붉은악마가 말한 ’1966′은 북한이 이탈리아를 1-0으로 꺾고 8강 진출을 달성한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을 뜻하는 것이었다.
다큐 ‘천리마 축구단’은 북한 축구 8강 신화를 달성한 영웅들을 찾아 나선다. 약 4년 간의 협상 끝에 북한 내에서의 촬영을 승인받은 제작진이 아직도 생존해있는 7명의 선수들을 만난다. 잉글랜드 월드컵 이후 전혀 찾을 수 없던 그들의 모습이 생생하게 담겨져 있다.
당시 북한의 감독이었던 명려현, 골키퍼 리창명을 비롯해 골잡이로 전 세계에 이름을 알렸던 박두익까지 ‘북한 축구의 영웅’들이 당시의 감동을 직접 증언한다. 2005년 개봉된 이 작품은 잉글랜드 월드컵 당시의 영상과 함께 북한의 실상을 엿볼 수 있어 많은 사람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분량 : 80분
한국 축구의 전설, 차범근을 다뤘다. ‘두리아빠, 축구바보 그리고 전설, 차범근’
지금은 한국 축구의 영웅을 꼽으라고 하면 박지성의 이름이 가장 많이 등장하지만, 20세기 한국 축구, 아니 세계 축구의 영웅은 차범근이었다. 독일에서 ‘차붐’으로 불렸던 그는 선수 시절 엄청난 활약을 보여주며 전 세계 축구팬들에게 강렬한 기억을 남겨줬다.
SBS에서 방영한 ‘두리아빠, 축구바보 그리고 전설, 차범근’은 차범근의 과거와 현재를 심도있게 취재한다. 전 세계적인 축구스타였지만, 지금은 그저 축구 밖에 모르는 바보이자 축구선수 차두리의 아빠인 소탈한 차범근의 모습을 담았다. 대스타답지 않게 시장을 좋아하고, 노트북 하나에 아내의 눈치를 보며 어린이처럼 좋아하는 그의 모습은 미소를 절로 짓게 할듯 하다.
현재 차범근은 월드컵 해설위원으로 축구팬들과 만나고 있다. 그의 해설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비롯해 축구팬들이라면 볼 만한 영상이 아닐까 싶다. 특히, 차범근의 경기를 접해보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과거 차범근이 축구계에서 어떤 존재였는지 제대로 알 수 있을듯 하다.
분량 : 68분
우리 옆에 일어나고 있는 축구 이야기, 인천 유나이티드 ‘비상’
한국의 축구팬들 사이에서는 가장 유명한 다큐가 아닐까 싶다. “졌다. 또 졌다”, “라돈 허리아파”, “투게더 몰라 투게더 이 X끼야!”와 같은 대사들은 현재까지도 유명하다. 2006년 개봉된 이 다큐는 한국 프로축구 K리그의 가난한 시민구단, 인천 유나이티드의 이야기를 다뤘다.
많은 사람들이 처음 들어볼 법한 다큐지만, 국내 다큐멘터리 영화 역사상 최다 관객을 동원한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퀄리티 높은 작품이다. 임유환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영화배우 오만석이 내레이션을 맡았다. 가난한 약체 인천 유나이티드가 역경을 딛고 K리그 준우승을 차지하는 과정은 감동을 선사한다.
앞에 소개했던 두 다큐와는 달리, 월드컵에 대한 이야기는 없다. 하지만, 한국축구에 대한 관심이 있다면, 2002년 한·일 월드컵 터키전에서 펼쳐졌던 카드섹션 ‘CU@K리그’를 기억한다면 꼭 보고 가야 할 다큐가 아닐까 싶다. 참고로 이 다큐에는 러시아전에서 첫 골을 기록했던 이근호의 앳된 모습이 깨알같이 등장한다. 공항에서 입벌리고 자는 모습이라 본인은 싫어할듯 하지만 그래도 한 번 찾아보자.
분량 : 10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