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세상은 한 마디로 재미의 시대다.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사람들은 언제 어디서든 재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됐다. 여기서 재미는 비단 엔터테인먼트 분야나 오락물에 국한되지 않고 기업과 개인의 영역으로 확장된다. 상품도 재미있어야 더 잘 팔리고 사람도 재미있어야 환영받는다. 요컨대, 재미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인간 삶 전반을 포함하는 본질적 주제다.
반면 사람들은 재미가 구체적으로 무엇이고 어떤 원리에 의해 작동하는지 잘 모른다. 나아가 재미있는 삶이란 무엇인지, 재미와 우리 삶의 관계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이런 추상적인 개념인 재미에 관한 근본적인 의문을 탐구한 책이 나와 독서 애호가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경성대학교 출판부는 2011년 기획도서 공모전 당선작으로 재미의 심층적 구조와 작동 원리를 다룬 <재미의 본질>(저자 김선진)을 31일 출간했다.
그동안 재미를 다룬 책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나 대부분 이야기나 유머, 여가나 놀이, 게임 등을 대상으로 각각 개별적으로 재미를 설명하고 있어 재미에 대한 통합적이고 입체적인 이해가 아쉬웠다. 특히 인문학적 기초 연구가 부족한 한국적 출판 환경에서 아직 외국에서도 유래가 없는 주제의 책이 우리나라에서 먼저 나온 것은 매우 환영할만한 일이라 하겠다.
이 책은 최근 중요성이 높아져가는 통섭학의 관점에서 인문학, 여가관광학, 교육학, 문화인류학, 심리학 등 다학제적 접근을 통해 재미의 연원에서부터 재미 심리의 몰입과 뇌과학적 원리, 재미의 활용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를 심층적으로 다루고 있다. 이 외에도 재미의 세부 영역을 놀이, 게임, 이야기, 유머, 배움, 소통 등으로 나눠 이들을 각각 상세히 설명한다. 이 책의 미덕은 바로 이와 같은 융합적 시각을 통해 21세기 창조 시대의 화두로 떠오른 인문학적 상상력을 자극함과 동시에 추상적 개념에 대한 논리적 접근방법과 사고기법을 엿볼 수 있게 함으로써 ‘사유하는 재미’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다.
저술 동기에 관해 저자인 김선진 교수는 “한국 사회가 나날이 각박해져가고 재미를 모르고 사는 삶이 안타까웠다”며, “무엇보다 재미가 세상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힘이란 사실을 일깨워주고 싶었다”고 역설한다. 그는 “재미를 이해하고 재미있게 사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우리 사회가 더 살만한 곳으로 변화될 것을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책의 독자는 인문적 주제에 관심 많은 일반인이나 연구자를 비롯해, ‘재미’를 통한 ‘경쟁력 제고’를 고민하는 기업인이나 문화 콘텐츠 상품 개발자들도 충분히 참고할 만하다.
* 저자 소개
저자 김선진은 서울대학교 사법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 방송영상학 석사를 거쳐 고려대학교 언론학 박사과정을 수료하였다. 디지틀조선일보, SBS, iMBC, 삼성SDS, 삼성전자 등 신문, 방송, 인터넷 IT, 가전 미디어 기업의 다양한 현장 경험을 거친 후, 현재 경성대학교 디지털미디어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문화관광부 산하 디지털방송 제작지원시설인 상암동 디지털매직스페이스(DMS) 구축 기본계획, 김해시 문화산업 육성 기본계획 등을 수립한 바 있으며, 주 연구 분야는 디지털 콘텐츠, 디지털 미디어,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산업, 언론 저널리즘 등이다. 저서로는 <디지털 미디어 스마트 혁명>,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디지털 미디어의 이해>, <인터넷방송제작론>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