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장면은 다시 한 번 바이크이와 유조차의 충돌 장면을 보여준다. 예상치 못한 황당한 상황에 하린은 무릎을 꿇고 울부짖고, 태성은 “꿈인가? 꿈일거야”면서 현실을 부정한다. 민지는 둘 사이에서 어쩔 줄 몰라한다.
다행히 이번 사건에서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유조차 운전기사가 차를 세워놓고 잠깐 자리를 비웠던 것. 남은 건 피해액 정산이었다. 하린은 “주변 피해액은 내 선에서 어떻게든 해결볼 수 있을 것 같다”면서 “바이크 값만 태성이가 도와주면 될 것 같다”고 말한다.
“그래서 그 바이크 얼만데요?”라고 물어보는 태성에게 하린은 “천만원”이라고 답한다. 이 가격은 바이크 원가에 보험료와 도색비까지 합한 것. 태성은 예상치 못한 가격에 식은땀을 흘리지만 민지는 “주변 피해액까지 정리해주는 선배는 대인배”라고 칭찬해 깨알같이 독자들을 웃긴다.
학교 최고의 ‘일진’이었던 태성은 이 사건 이후로 지위가 급격히 하락했다. 하린이 등교하자 태성은 교문 앞에서부터 굽신대며 하린을 맞는다. 하린의 만화부 입부 제의를 계속 거부하며 쌀쌀하게 굴던 태성이 갑자기 비굴한 태도를 보이기 시작한 것.
“바이크가 없어서 오랜만에 걸었더니 다리에 알이 배긴다”고 하린이 말하자 태성은 업어서 등교 시켜준다. 교실까지 그녀를 ‘모셔주고’ 나서 이번에는 그녀가 배고플까봐 빵까지 사온다. ‘일진’이었던 그가 ‘빵셔틀’이 된 것이다.
그가 이렇게 하린에게 저자세로 대응하는 이유는 오직 하나다. 하린이 청구한 천만원이라는 금액을 좀 감면받기 위해서다. 결국 23화 말미에 태성은 “천만원 모두 갚는 건 힘들 것 같습니다”고 크게 외치며 도와달라고 호소한다.
하지만, 여기서 하린의 화가 폭발했다. 그녀는 “학교를 때려치우고 막노동을 해서 벌든, 새우잡이 배를 타든, 네 장기를 빼서 벌든 3개월 안에, 여름이 끝나기 전에 내 바이크를 내 두 눈 앞에 그대로 갖다 바치라”고 일갈한다.
“3개월 안에 바이크 안 내놓으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콩밥을 먹이겠다”고 다짐한 하린. 만화부 입부를 놓고 서로 ‘밀당’하던 태성과 하린의 신경전이 하린 축으로 기울어진 상황에서 앞으로의 전개에 독자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선욱 작가의 웹툰 프리드로우 23화 보러가기
[사진 = 프리드로우 ⓒ 네이버 웹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