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월화드라마 <나인: 아홉번의 시간여행> (연출: 김병수/극본: 송재정, 김윤주)의 시간여행이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면서 타임머신 역할을 하는 ‘향’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시간여행을 가능하게 하는 매개체로 향을 택한 특별한 이유를 알려달라는 시청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
기존의 SF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시간여행은 주인공이 특별한 기계나 장치를 이용해 과거로 돌아갔었다. 이 같은 설정과 달리 <나인>은 가느다란 향에 불을 붙이면 과거로 간다는 설정이 방송 초반부터 눈길을 끌었다. 누구나, 어디서나 접할 수 있는 향이 극중에서 타임머신으로 사용된다는 것이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한 것.
타임머신으로 향을 사용한 이유에 대해 <나인>을 집필한 송재정 작가는 크게 두 가지 이유를 들었다. 송재정 작가는 먼저 ‘한국적인 정서에 맞는 소재’를 택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그녀는 전작인 <인현왕후의 남자>에서도 타임슬립을 가능하게 하는 매개체로 ‘부적’을 사용한 적이 있다. 부적과 마찬가지로 <나인>에서 사용된 향 역시 한국적인 정서가 반영된 소재로 누구나 한번쯤은 피워봤을 법한 흔히 접할 수 있는 물건이다. 누구나 가지고 있을 수 있는 향이 어느 날 시간여행을 가능하게 하는 타임머신이었다는 드라마 속 설정은 <나인>의 판타지를 더욱 극대화시키며 시청자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송재정 작가는 두 번째 이유로 “향이 타는 동안 시청자들의 긴장감이 극대화 되고, 또 타오르고 나면 사라지는 향이 인생의 허무함을 표현하는 것 같았다”라고 밝혔다. <나인>에서 이진욱(박선우 역)은 향이 타는 30분 동안만 과거에 머물 수 있다. 향이 타 들어갈수록, 과거로 돌아가 계획대로 일을 진행해야 하는 이진욱은 물론 시간여행을 지켜보는 시청자들까지 초조함을 감출 수 없게 만드는 것. 또, 시간여행을 통해 되살린 형이 결국 자살을 시도하고, 아버지를 살리기 위해 과거로 돌아갔으나 끔찍한 진실만을 알고 현재로 돌아온 주인공의 허무한 인생을 타고 나면 사라지는 향이 잘 표현해준다는 점도 타임머신으로 향을 선택한 이유라 할 수 있다.
<나인>을 담당하고 있는 CJ E&M의 김영규 책임 프로듀서는 “타임머신으로 향을 선택한 이유에도 작가의 깊이 있는 성찰이 담겨 있듯이 <나인>은 단순한 판타지 드라마를 넘어 철학적인 의미가 숨겨져 있다”라며 “마지막까지 <나인>을 끝까지 지켜본다면, 작가가 우리에게 던지고자 했던 메시지가 무엇인지, 진정한 판타지는 무엇이었는지 알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나인: 아홉번의 시간여행>은 남자주인공이 20년 전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신비의 향 9개를 손에 넣게 되면서 펼쳐지는 시간 여행을 담은 판타지 멜로 드라마. 이진욱(박선우 역)이 신비의 향 9개를 손에 넣고 시간여행을 통해 과거를 바꾸게 되면서 연인인 조윤희(주민영 역)와 둘 사이는 삼촌-조카 사이로 변하고, 아버지를 죽인 진범이 형 전노민(박정우 역)으로 밝혀지는 등 예측할 수 없는 전개로 ‘반전드라마’라는 별칭을 얻으며 인기를 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