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안정환 해설위원이 5개 국어에 능통한 것이 드러났다. 아저씨 같은 구수한 입담과는 달리 안정환 위원은 한국어 포함 영어, 일어, 중국어, 이탈리아어를 구사한다.
12개 도시에서 펼쳐지는 브라질 월드컵 특성상 김성주‧안정환‧송종국 트리오는 경기가 펼쳐지는 도시를 항공으로 이동하는데, 이동 중 만난 다국적 사람들과 그들의 모국어로 의사소통을 해 김성주 캐스터와 송종국 해설위원을 놀라게 하며 반전 매력을 선보이는 것.
“대단하다”며 혀를 내두르는 김성주 캐스터에게 안위원은 “문제는 우리말이 안 돼”라며 농담을 건네며 웃음을 준다.
이는 안정환 위원의 이력을 들여다보면 쉽게 이해가 된다. 그는 이탈리아, 일본, 프랑스, 독일, 중국 등에서 활약한 최고의 플레이어였다. 여러 나라에서의 풍부한 경험이 그대로 해설에 녹아들어가 경기 흐름을 재빨리 파악한 뒤 임팩트있는 말들이 나온다.
2000년 유럽진출이 쉽지 않던 시절에 탁월한 기량을 인정받아 당시 최고의 리그였던 이탈리아 세리에 A에 진출했던 대한민국 최고의 테크니션이기에 해설에서도 연일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감각적인 어록을 만들어내며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18일 러시아전이 펼쳐졌던 쿠이아바 미디어센터에서 중계 리허설을 하던 안정환 위원은 취재를 요청하는 중국 재진 때문에 홍역을 치러야 했는데, 이때 안위원은 중국어로 정중히 사과하면서 중국어 실력을 드러냈다.
지난 23일 알제리전이 펼쳐졌던 포르투 알레그리에서 안위원은 오카다 감독과 만나 유창한 일어로 대화했다. NHK 해설위원으로 베이라-히우 경기장을 찾은 오카다 감독은 안정환 위원과는 사제지간이다.
오카다 감독은 1998 프랑스 월드컵에서 일본 대표팀의 사상 첫 월드컵 본선행을 이끌었고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일본 축구 역사상 처음으로 원정 16강 진출의 기록을 달성한 인물이다. 안정환 위원 요코하마 마리노스 선수 시절 안위원의 골로 J리그를 승리로 이끈 뒤, 국가대표 감독이 돼 특별히 안정환 위원을 아낀다고.
그래서인지 안정환 위원이 식사하는 자리까지 찾아와 허그를 하며 반가움을 표하며 담소를 나누었다. 그리고 미디어센터에 있는 중국 기자들은 안정환 위원에게 다가와 중국어로 물어보곤 하는데, 그 때마다 안위원은 중국어로 답한다.
또 알제리전에서 안정환 위원은 중계 방송중 영어 실력을 드러냈다. 안정환 위원은 경기 시작전 감독-선수 불화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던 중 알제리 기자에게서 들은 ‘라마단 기간’에 관한 일화를 전했다.
김성주 캐스터의 “알제리 기자와 대화를 영어로 했냐? 영어 잘 하냐?”는 질문에 안정환 위원은 “영어 좀 합니다”라고 대답해 수준급 영어 실력을 뽐냈다. 알제리 기자는 안정환 위원 선수 시절 안위원 취재를 담당했던 인연으로 고급 정보를 누설했다고 한다.
지난 25일 카메룬 vs 브라질의 경기를 진행하던 MBC 안정환 해설위원은 하프타임 때, “스콜라리(브라질) 감독이 욕을 한다”고 말해 좌중을 놀라게 했다. 김성주 캐스터가 “포르투갈어도 할 줄 아느냐?”고 묻자 “이태리어와 비슷해서 대충만 알아듣는다”고 답변했다.
한편, 최고의 공격수에서 해설위원으로 변신, 어록을 생산해 내는 안정환 위원의 매력이 어디까지일지 다음 해설이 궁금해질듯 하다.
[사진 = 안정환 ⓒ M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