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문화재단이 2025-2026 쿼드초이스 <재연을 부탁해>의 선정작 5편을 발표했다. 이 프로그램은 우수 창작 초연 작품의 재연을 지원하여 공연 예술의 지속 가능성을 도모하는 프로젝트다. 선정작들은 ▲리케이댄스의 ‘올더월즈’(2025.7.10~7.12), ▲콤마앤드의 ‘시뮬라시옹’(2025.11.18~11.23), ▲니터의 ‘땅 밑에’(2026.1.27~2.8), ▲창작집단 LAS의 ‘함수도미노’(2026.2.20~2.28), ▲포스(FORCE)의 ‘마찰’(2026.3.12~3.14)이다.
이번 프로그램은 98:1의 높은 경쟁률을 뚫고 선정된 작품들로, 각기 다른 주제와 형식으로 관객과 평단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심의위원회는 “동시대성과 실험성을 고루 갖추고, 블랙박스 공연장 특성을 살려 레퍼토리화 가능성이 높은 작품 위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첫 번째 공연인 리케이댄스의 ‘올더월즈’는 현대무용의 경계를 허물며 다차원의 움직임을 선보인다. 이경은 안무가의 대표작으로, 11명의 무용수가 ‘춤추는 자유, 온 세상이 놀이터’를 주제로 경계를 넘나드는 움직임을 펼친다. 이 작품은 2024년 초연 이후 제3회 서울예술상 무용 부문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하며 작품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인정받았다. 이번 공연에는 엠넷의 경연 프로그램 ‘월드 오브 스트릿 우먼파이터’의 파이트 저지 베이비슬릭을 비롯한 유명 스트리트댄서들이 참여해 에너지를 더할 예정이다.
11월에는 콤마앤드의 ‘시뮬라시옹’이 무대에 오른다. 이 작품은 ‘AI와 사랑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해, 가상현실 기술을 통해 복원한 고인과의 만남을 소재로 한다. 사고로 아내를 잃은 주인공이 AI로 구현한 아내를 다시 만나면서 겪는 심리적 변화를 섬세하게 그려낸다. 이 작품은 인간 감정과 기술 사이의 간극을 탐구하며, 애도와 회복의 과정을 깊이 있게 다룬다.
세 번째 작품인 니터의 ‘땅 밑에’는 이머시브 오디오극으로, 김보영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관객이 헤드폰을 착용하고 지하세계 ‘지국’을 탐사하는 형식으로, 관객은 배우들을 직접 보지 않고 입체적인 음향과 소리로 세계를 상상하게 된다. 이 작품은 극장을 청각적 체험의 공간으로 확장시키며 공연 예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할 예정이다.
창작집단 LAS의 ‘함수도미노’는 일본 현대극작가 마에카와 토모히로의 희곡을 재구성해 한국 사회에 맞춰 시의성 있는 무대로 재탄생시켰다. 원인 모를 교통사고에서 시작된 미스터리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현대 사회의 시스템 균열과 개인 심리의 복잡성을 조명한다. 이 작품은 지난해 한국 초연 당시 관객의 공감을 얻으며, 혐오와 분열에 대한 동시대 사회 이슈를 이야기한다.
마지막으로 포스(FORCE)의 ‘마찰’은 서커스 장르로, 물리학의 개념인 ‘마찰’을 주제로 한다. 신체, 공간, 도구가 맞닿는 순간 발생하는 에너지와 균형을 예술로 표현하며, 마찰의 역설적 본질을 미디어아트와 결합해 감각적이고 실험적인 무대를 선보인다. 포스는 유럽과 동아시아 및 북미 시장에서도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팀으로, 블랙박스 극장에서의 서커스 예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줄 예정이다.
서울문화재단 송형종 대표이사는 “작품의 재연은 단순한 반복이 아닌, 더 나은 창작을 향한 시도이자 지속 가능성을 위한 고민과 질문의 시작”이라며 “<재연을 부탁해>를 통해 예술가는 초연의 생동감을 넘어 깊이 있는 무대를 만들고, 관객은 다시 무대 위로 돌아온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5-2026 쿼드초이스 <재연을 부탁해> 첫 번째 공연인 리케이댄스의 ‘올더월즈’ 티켓은 대학로극장 쿼드 누리집에서 구매할 수 있으며, 전석 가격은 4만원이다.
[출처= 서울문화재단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