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영국 프리미어리그 명문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홈 경기장 올드 트래포드. 맨유는 팀의 ‘레전드’ 라이언 긱스를 새로운 사령탑으로 맞아 노리치시티를 상대로 첫 경기를 가졌다.
클럽 역사에서 오랜 기간 동안 활약해온 긱스의 감독 데뷔전이라는 것에 영국 현지팬들은 레전드에 대한 추억을 떠올렸을까. 그들은 팀의 레전드들의 응원가를 다시 불렀다. 그 중에는 ‘두 개의 심장’. 박지성의 응원가도 있다.
프로 스포츠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여주는 선수들에게는 개인 응원가가 있다. 대부분의 응원가는 팀의 승리를 위해 만들지만, 일부 선수들을 위한 응원가도 존재한다. 약 15년 동안 축구장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인 박지성에게도 당연히 개인 응원가가 있다.
대중들에게 ‘박지성 응원가’가 첫 선을 보인 건 PSV 아인트호벤(네덜란드)에서였다. 전 한국 국가대표팀 감독인 히딩크의 부름을 받고 교토 상가(일본)에서 아인트호벤으로 이적한 그는 초반 적응에 애를 먹었지만 이후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며 아인트호벤의 7번으로 자리매김했다.
이 때 등장한게 지금도 친숙한 ‘위송빠레’ 송이다. 박지성의 네덜란드식 발음인 ‘위송빠레’를 연호하는 곡이다. 영국의 팝그룹 ‘픽백’이 부른 노래인 ‘Papa’s got a brand new pig bag’이 원곡이다. 단순하면서도 유쾌한 멜로디로 구성되어 있어 중독성이 강하다.
2005년, 박지성은 아인트호벤에서 세계적 명문구단 맨유로 이적한다. 이곳에서도 어김없이 박지성 응원가는 등장했다. 하지만, 아인트호벤 시절과 달리 이 응원가는 논란이 발생했다. 가사에 등장한 ‘개고기’ 때문이었다.
이 응원가는 “박, 네가 어디에 있던지 너희 나라는 개를 먹어, 그래도 빈민가에서 쥐를 잡아 먹는 리버풀 놈들보다는 나아(Park, Park. Wherever you may be, You eat dogs in your country, Could be worse, Could be scouse, Eating rats in the council house)”라는 가사로 이루어져 있다.
이후 맨유의 팬들은 또다른 응원가를 만들었다. ‘개고기송’보다는 민감하지 않은듯 하다. 미국의 가수 빌리 레이 사이러스의 명곡 중 하나인 ‘Achy Breaky Heart’가 원곡인 이 노래는 ‘박지성을 제발 팔지 말아달라’는 맨유 팬들의 염원을 담았다.
Don’t sell my Park. My Ji-Sung Park. I just don’t think he’d understand
(박지성을 팔지 말아요. 나의 박지성을. 당신이 이해할 지는 모르겠지만)
And if sell my Park. My Ji-Sung Park. You’re goona have a riot on you’re hand
(만일 박지성을 판다면. 나의 박지성을. 우리는 폭동을 일으킬 지도 몰라요)
현재 가장 많이 울려퍼지는 노래는 ‘위송빠레’ 송. 박지성은 맨유에서 QPR(퀸스파크 레인저스)을 거쳐 다시 PSV 아인트호벤에 몸담고 있다. 그의 응원가를 들어보면 박지성이 지금까지 걸어왔던 축구계의 발자취를 다시 느낄 수 있을듯 하다. 한 번 감상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