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해외 업체 'PhotoPay'는 iOS와 윈도우폰용으로 'PHOTO MATH'라는 앱을 출시했다. 이 앱은 수학 문제를 스캔하면 그 문제의 답과 풀이 내용을 알려주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일부 네티즌은 농담 삼아 '수학 선생님들의 일자리가 이제 없어지는 것 아니냐'고 한다. 정말, 포토매스가 수학 선생님의 일자리를 대체할 수 있을 정도로 정교하게 제작됐을까? 한 번 직접 시연해봤다.
먼저, 공식을 종이에 적어서 스캔해봤다. 비교적 글씨를 예쁘게 쓰는 여성의 것이었지만, 이 앱은 손글씨를 인식하지 못했다. 복잡한 공식, 간단한 공식 모두 인식이 불가능했다.
다음은 모니터에 떠있는 수학 문제를 스캔했다. 처음에는 인식이 되지 않는듯 했으나, 조금 기다리자 앱이 공식을 인식 하면서 하나의 답을 띄워줬다. 포토매스의 효과를 볼 수 있는듯 했다.
하지만, 이 앱이 인식한 공식은 전체 문제 중 일부였다. 전체 공식을 인식하지 못해 완벽한 해답을 내놓지 못했다. 그나마 인식한 문제를 최대한 풀어냈다는 것은 포토매스의 기능이 제대로 작동함을 보여줬다.
실제로 문제집을 스캔해 본 네티즌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문제집마다 다르다'는 것이 그들의 실험 결과였다. 문제집의 종이 재질이 코팅이 된 것일 수록 인식이 쉽게 되지 않았다. 그래도 인식률은 모니터나 손글씨보다 높은 편.
그렇다면, 포토매스는 한국 수험생들에게 '가뭄에 단 비'가 되고 수학 선생님들에게는 '밥줄이 위태로운' 상황이 될 수 있을까? 실험 결과 '아니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가장 큰 이유는 학생들의 수학 문제집을 살펴보면 확인할 수 있다.
수능 수리 영역에 출제된 문제를 중심으로 각 문제들을 살펴보면, 의외로 숫자보다 한글이 더 많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대학 수능에 출제됐던 한 문제를 읽어보자.
어느 약품 회사가 생산하는 약품 1병의 용량은 평균이 m, 표준편차가 10인 정규분포를 따른다고 한다. 이 회사가 생산한 약품 중에서 임의로 추출한 25병의 용량의 표본평균이 2000 이상일 확률이 0.9772일 때, m의 값을 오른쪽 표준정규분포표를 이용하여 구한 것은? (단, 용량의 단위는 mL이다.) (이하 표 생략 / 출처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수리 영역 A형, 한국교육과정평가원) |
만일 포토매스로 이 문제를 풀어야 한다면 학생이 이 문제에 맞는 공식을 떠올린 다음 종이에 손으로 쓴 이후, 스캔을 해야한다. 하지만, 공식으로 변환하는 과정이 오래 걸리고, 손글씨는 인식률이 굉장히 낮다는 점을 감안하면 어려움이 있다.
단순한 공식 풀이라면 포토매스는 효과적일 수 있다. 하지만, 적어도 수학 선생님들의 밥줄이 끊기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적어도 포토매스를 잘 활용하려면 문제를 읽고 출제자가 원하는 바를 명확하게 파악하는 능력을 갖춰야 할듯 하다. IT 기술의 발달은 반갑지만, 수험생들에게 정말 도움이 되는 어플이 나오려면 조금 더 기다려야 할 것 같다.
[사진 = 포토매스 ⓒ 오펀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