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김치연구소 (소장 박완수)의 김현주 박사 연구팀은 김치와 고혈압과의 관계에 대한 연구결과를 광주광역시에서 열리고 있는 2013년 한국식품영양과학회 학술대회(11월 13일-15일)에서 발표하였다.
본 연구팀은 저염 배추김치(염도 1.5~2.0%)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소금함량을 가진 배추김치 (염도 2.57%)가 염 민감성 쥐(Dahl salt-sensitive rats)의 혈압 및 신장 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았다. 그 결과, 사료에 2.57%의 소금(NaCl)을 섞어서 섭취시킨 그룹에 비해, 같은 양의 소금을 적숙기로 발효된 김치의 형태로 섭취시킨 그룹에서 혈압 상승이 12% 완화되었고, 신장 기능 장애의 주요한 마커인 단백뇨 역시 유의적으로 52% 낮게 나타났다. 따라서, 발효 김치를 통한 나트륨의 섭취는 염 민감성 쥐에서 고혈압 및 신병증의 발생을 완화시킬 수 있었다.
이러한 결과로부터, 나트륨을 단순히 섭취하기 보다는 칼륨이 많은 배추 등 채소를 소금으로 절여 만들어진 김치를 적숙기로 발효시켜 섭취할 경우, 김치의 여러 가지 기능성 성분(항산화 물질, 식이섬유소, 유산균 등)과 다른 가공식품들에 비해 높은 칼륨/나트륨 비율 등이 항고혈압 효과를 나타내는 인자라고 판단된다.
고혈압은 일반적으로 크게 두 가지로 알려져 있는데, 원인 질환이 발견되지 않는 경우를 본태성(일차성) 고혈압이라고 하며, 원인 질환이 밝혀져 있는 경우를 이차성 고혈압이라고 한다. 현재 전체 고혈압 환자의 약 95%는 본태성 고혈압으로 알려져 있다.
본태성 고혈압환자 중에는 소금섭취량에 따라 혈압이 민감하게 변동하는 염 민감성(salt sensitive: SS)과 혈압변동이 거의 없는 염 저항성(salt resistant: SR)으로 나뉘며, 고혈압 환자의 약 50% 정도가 염 민감성 고혈압으로 추정되고 있다.
사람과 동물모델에서 보면, 염 민감성 고혈압에서는 심혈관계 질환이나 뇨단백, 신병증 유발과 그로 인한 사망률이 높게 나타난다고 보고되었다. 또한, 염 민감성 고혈압환자에서는 인슐린 저항성이 높게 나타나는데, 이는 심혈관계 질병과 그로 인한 사망의 위험인자로 작용하게 된다고 알려져 있다.
최근 김치를 포함한 발효식품의 저염화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으며, 이러한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김치와 고혈압과의 관계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