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12일)은 스타리그 팬들의 역사적인 날이다. 바로 '삼연벙'이 등장한 지 10주년이 됐다.
'삼연벙'이라는 단어는 인터넷에서 흔하게 보는 단어이지만, 그 뜻을 정확히 아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다. 하지만, 최근 예능인으로 열심히 활동하는 홍진호를 좋아한다면 꼭 알아둬야 하는 단어가 바로 '삼연벙'이다. 10주년을 기념해 '삼연벙'에 대해 한 번 알아보자.
2004년 11월 12일, 정확히 10년 전 오늘. EVER 스타리크 2004 4강 2주차 경기가 열렸다. 홍진호와 맞붙은 상대는 '황제' 임요환. 당시 스타리그에서 가장 '핫'한 매치업이 성사되었기에 많은 팬들이 흥분했다.
그리고, '삼연벙'의 역사적인 순간이 펼쳐졌다.
스타크래프트 게임 전략 중 '벙커링'이라는 것이 있다. 홍진호는 MBC 예능 프로그램 '라디오스타'에서 벙커링에 대해 '모 아니면 도의 전략이다'고 간략히 소개한 바 있다. 테란 종족의 전략 중 하나였다.
테란이 주종족인 임요환은 첫경기부터 홍진호에게 벙커링을 활용했고, 홍진호는 그 전략에 당했다. 그리고 똑같은 전략에 또 당했고 또또 당하고 말았다. 이렇게 홍진호는 허무하게 4강에서 탈락했다. '3연속 벙커링'의 준말인 '삼연벙'이 이렇게 탄생했다.
홍진호는 이 패배에 대해 "이런 무대에서 설마 두 번은 안쓰겠지, 그리고 세 번째 경기에서는 임요환이 인간이라면 세 번은 안쓰겠지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임요환의 대답은? "한 번은 막을 줄 알았다".
'삼연벙' 당시에는 이를 성토하는 팬들로 가득했다. 3경기 모두 허무하게 끝난 바람에 '흥행 카드'로 불리던 임요환-홍진호의 실제 경기 시간이 23분 가량 밖에 되지 않았던 것. 팬들은 "주문한 치킨이 도착하기도 전에 경기가 끝났다"며 아쉬움 가득한 반응을 보였다.
물론, 현재 '삼연벙'은 하나의 추억거리로 남아있다. 홍진호도, 임요환도 그 당시의 에피소드를 웃으면서 이야기한다. 하지만, 10년이 지나도 회자되고 있는 '삼연벙' 사건은 앞으로도 게임계의 전설로 남을듯 하다. 마지막으로 엄재경 해설위원의 코멘트를 소개한다.
"임요환, 홍진호를 모르는 시대가 오더라도 '옛날에 '삼연벙'이란 전설이 있었어'라는 이야기는 지속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