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대법원 3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15세 여중생을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된 40대 남성 A씨에게 징역 9년의 원심을 깨고 무죄 취지로 재판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2011년 연예기획사를 운영하던 A씨는 아들 병문안을 갔다가 그 자리에서 15세 여중생인 B양을 처음 만났다. A씨는 그녀의 전화번호를 알아낸 후 급속히 가까워져 무려 27세 연하인 B양과 수차례 성관계를 가졌다.

계속된 성관계는 결국 B양의 임신으로 이어졌다. 그녀는 집에서 나와 A씨와 동거 생활에 들어가 만남을 이어갔다. 그러던 와중 A씨는 다른 사건에 연루되어 구치소 신세를 졌고, B양은 홀로 아이를 낳아야 했다.

이후 B양은 A씨를 성폭행 혐의로 고소했고 1심과 2심은 그에게 징역 12년과 9년을 각각 구형했다. A씨는 '순수한 사랑'이었다며 혐의를 부인했지만 인정되지 않았다.

당시 재판부는 '아버지 뻘의 남성을 며칠 만에 이성으로 좋아하게 됐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도저히 믿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A씨가 B양과의 관계를 이어갔을 당시 길거리에서 다른 여성을 이른바 '헌팅' 시도를 했고, 초등학생과 중학생도 그 대상에 포함되어 있었다는 것도 하나의 주요한 근거가 됐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오히려 B양의 진술이 믿기 어렵다는 것. 둘 사이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세지와 A씨가 구치소에 수감됐을 당시 주고받은 편지 등이 무죄의 주요 근거가 됐다.

한편, 대법원은 판결에서 "B양이 보낸 문자메세지에는 연인 사이에나 주고받을 법한 내용이 대부분"이라며 "문자메세지 횟수, 내용, 형식 등을 비춰볼 때 B양의 감정이 솔직하게 표현되어 있다"고 말했다. 현재 새로운 증거가 나오지 않는 이상 A씨의 무죄는 확정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