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이 치킨을 같이 먹을 때 환상적인 입맛의 조합은 뭘까?
바로 가슴살 부위를 중심으로 한 퍽퍽한 살을 좋아하는 '퍽퍽파'와 다리나 날개쪽의 쫀득한 살을 좋아하는 '쫀득파'의 만남이다.
인터넷 커뮤니티를 돌아다니다보면 치킨을 같이 먹을 때 이런 식성의 차이가 확연한 두 친구, 또는 연인이 치킨을 먹을 때 너무너무 좋았다는 이야기가 꽤 튀어나온다.
싸울 일 없이 서로 좋아하는 부위를 알아서 나눠먹으니 좋을 수 밖에.
그런게 생각해보면 신기한 일이다. 치킨에 대한 식성이 왜 이렇게 2가지로 나뉜 걸까?
1.퍽퍽파는 백인의 입맛
닭가슴살이 퍽퍽한 이유는 간단하다. 지방이 거의 없기 때문.
따라서 퍽퍽한 살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지방의 맛보다는 살의 맛을 선호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입맛은 주로 백인들에게서 많이 볼 수 있다.
백인들은 치킨의 가슴살을 좋아한느 건 물론, 퍽퍽하기 짝이 없는 터키(칠면조)를 명절은 물론 샌드위치로 평상시에도 즐겨먹고 고기를 구울 때도 지방이 거의 없는 살코기만 굽는다
백인 친구들과 고기를 먹어보면 확실히 이들의 입맛은 살코기에 집중되어 있는 걸 알 수 있다.
백인들이 왜 퍽퍽한 살을 좋아하는가에 대해서는 몇 가지 설이 있다. 그 중 하나가 쉽게 살이 찌는 체질 때문에 지방을 멀리하면서 자연스럽게 입맛이 퍽퍽한 살코기 중심으로 변했다는 것.
그러나 이렇게 간단하게만 설명하기는 어렵다. 퍽퍽한 맛은 달리 표현하면 담백한 맛이기도 하다. 과자를 먹어도 소금간만 살짝 가미된 크래커 종류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각종 맛을 첨가하고 기름에 튀긴 스낵류를 좋아하는 사람으로 나뉘듯이, 그저 담백한 맛을 선호하는 것일 수도.
2.쫀득파는 흑인의 입맛
닭다리가 맛있는 이유도 간단하다. 지방이 잘 녹아있기 때문.
소고기를 먹을 때 마블링을 따지는 것처럼 닭을 먹을 때도 다리나 날개에 녹아 있는 이 지방이 고기와 어우러진 맛을 선호하는 것이다,
닭다리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따라서 예외없이 마블링을 선호한다.
그런데 이 입맛은 흑인들의 입맛과도 매우 유사하다. 한국인들의 치킨 사랑이 유별나다고 하지만, 흑인들의 치킨 사랑도 이에 못지 않다. 그런데 흑인들은 주로 닭다리를 선호한다.
흑인들이 왜 쫀득한 닭다리를 좋아하는가에 대해서는 이렇다할 설이 없다. 그냥 좋아한다. 굳이 왜 좋아하냐고 물으면 이들은 "살이 부드럽다"는 표현을 쓴다.
살이 부드러운 이유는 당연히 지방이 붙어 있기 때문이다. 살코기는 지방이 빠지면 퍽퍽해진다.
3.퍽퍽파와 쫀득파의 차이는 체질의 차이?
좋아하는 고기의 부위가 이렇게 다른 이유는 어쩌면 체질의 차이일 수도 있다.
백인과 흑인의 입맛이 다른 것은 문화적 차이도 있겠지만, 체질의 차이에서 찾고자 하는 시도도 많다. 백인에게 지방은 치명적이지만, 흑인들에게 지방은 그렇게 치명적이지 않다는 논리.
진실은 아무도 잘 모른다. 다만 고기를 많이 먹는 민족일수록 지방을 뗀 살코기 중심의 식단이 많다는 통계는 있다. 물론 이것도 지역적인 차이가 있어 신뢰도가 크진 않다는 것이 맹점.
따라서 치킨 하나를 놓고 갈라지는 입맛의 차이를 명확하게 밝힐 수는 없지만, 적어도 하나는 분명하다. 퍽퍽파와 쫀득파, 다시 말해 백인파와 흑인파의 입맛은 치킨을 먹을 때 환상의 조합이라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