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net 국민 걸그룹 육성 프로젝트 '프로듀스 101'의 열기가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우리의 금요일 밤을 재미과 감동으로 채워주고 있는 이 전대미문의 프로젝트에 대한 몇 가지 흥미로운 대목을 짚어본다.
아주 미묘한 대목들도 있다. 하나씩 풀어보자.
1.이것은 너무 잔인한 엔터테인먼트다
2015년 12월 17일 엠카운트다운에서 최초로 프로듀스 101의 무대가 공개되었다.
이날의 모습은 '프로듀스 101'이 어떤 프로그램인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무대로 평가된다. 4개의 파트로 구성된 무대는 높낮이가 다르고 당연히 높은 무대에 있는 사람들과 낮은 무대에 있는 사람들은 등급이 다르다.
이 프로그램에서 출연자들은 사전 평가를 통해 A,B,C,D,F 등 총 5개의 등급으로 나뉘며 센터무대는 당연히 A등급, 바닥에서 춤추는 건 F등급이다.
원래 직업으로 돌아갈 수 있는 일반인도 아니고 가수를 직업으로 선택한 연습생들을 모아놓고 이렇게 대형 미디어가 공개적으로 등급을 나누고 인기를 가르고 평가를 통해 잘라내는 것은 지나치게 잔인한 것이 아니냐는 것.
마케팅력이 약한 중소규모의 소속사에게 기회를 준다는 프로그램의 취지에도 불구하고 연습생들의 꿈과 절박함을 이용해 돈을 버는 상술이란 비판은 그래서 끊이지 않고 있다.
2.최종 11인은 왜 CJ E&M에서 YMC엔터로 소속이 변경됐나
프로듀스101의 최종 11인은 원래 CJ E&M 소속으로 1년간 활동을 하는 것으로 되어 있었다.
그러나 방송이 시작된 직후, 소속사는 YMC엔터테인먼트로 변경됐다.
YMC엔터테인먼트는 휘성, 에일리가 소속된 연예기획사로 2015년 드림티 엔터테인먼트에 41%의 지분과 함께 경영권을 매각한 곳이다. 드림티 엔터는 걸스데이가 소속되거 있는 연예기획사.
YMC엔터테인먼트의 대표는 태진아의 큰 아들인 조유명씨. 따라서 흔히 이 회사가 태진아의 진아기획과 관련된 곳으로 아는 사람들이 많은데, 전혀 관련이 없다.
오히려 드림티를 소유한 코스닥 상장사인 웰메이드 예당이 YMC엔터테인먼트의 사실상의 주인인 셈이며 실제로 2015년 39%의 지분을 웰메이드 예당이 인수함으로써 실제로는 80%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그리고 웰메이드 예당은 다양한 인수합병을 통해 성장해온 것이 특징인 회사.
화제성은 크되 별 실익은 없다고 평가받는 최종 11인의 1년짜리 운영권을 Mnet을 소유한 CJ E&M은 형식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반면, YMC엔터테인먼트는 하나의 주가 재료로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
따라서 CJ E&M에서 YMC엔터로의 변경은 향후 프로듀스101의 팬들에겐 큰 의미가 있을 아주 미묘한 변동일 수도 있다.
3.팬들은 오히려 최종 11인에서 탈락되길 원한다
프로듀스101은 팬들이 자신의 스타를 육성하는 시스템이다.
그런데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를 들어가보면 엉뚱하게도 자신이 미는 연습생을 11위 내가 아닌 최종 탈락이 되기를 원하는 여론이 엄청나다.
대체 왜 그런걸까?
한마디로 최종 11인의 향후 1년간의 활동이 큰 실익은 없으나 제약은 존재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
이게 무슨 말인가하면, 실익도 별로 없어 보이는 1년짜리 전속계약이 이들의 데뷔 스케줄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원래의 소속사에서 그냥 활동했을 경우 데뷰 스케줄이 잡혀 있었다면 그대로 데뷰를 할 수 있었던 참가자들이 만일 11인에 최종 합격된다면 활동에 제약을 받을 지언정, 딱히 득을 볼 것은 없어 보인다는 것이 팬들의 생각.
실제로 최종 11인의 소속사가 CJ E&M에서 YMC엔터로 변경된 것도 이런 우려를 부채질하고 있다. 명목상의 소속사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되었던 CJ E&M가 아닌 YMC엔터는 분명 뭔가 실익을 얻으려할 것이 아니냐는 것.
따라서 팬들은 자신이 미는 참가자가 최대한의 경합까지 올라가되, 마지막 11인에선 탈락되는 것이 가장 큰 실익을 얻을 것으로 생각하는 분위기다.
4.프로듀스101은 성공해도 최종 11인은 실패할 것이다
위의 3번에 연결되는 이슈이긴 하다. 어쨌든 프로듀스101은 성공해도 최종 11인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것.
컨셉도 없고 화학적 결합도 없는 최종 11인을 모아놓은 팀이 뭘 할 수 있겠냐는 것이다.
1년간 총 4곡을 선보이며 활동할 계획이라고 하지만, 사실 이 11명은 모두 자신들의 소속사를 갖고 있고 본격적인 활동은 소속사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것이 당연하다.
따라서 최종 11인은 명목상의 트로피일 뿐이고 결속력도, 이렇다할 열의도 없을 것이라는 의견은 꽤 합당하게 들린다.
마치 미스코리아 대회의 최종 진선미를 뽑는 것과 비슷하다는 의견도 있다. 왕관을 쓰고 몰려다니지만 이들이 결국 함께 할 수 있는 건 없다는 것.
이렇듯 미묘하지만 그럴 듯한 여론들이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형성되어 있다. 맘편하게 즐기기엔 팬들일 수록 불편한 마음 한 구석이 생기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