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소설의 단골 소재 '밀실 살인'이 우리나라에서 실제로 벌어졌었다.
'밀실살인'은 추리소설에 자주 등장하는 소재이다. 많은 추리소설가들이 머리를 싸매고 밀실살인의 트릭을 고민하는 것도 '밀실살인'이 추리소설의 '백미'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소설 속에나 있을 것 같은 이 '밀실살인'이 우리나라에서도 벌어졌었다.
9년 전인 2003년. 서울 송파구 거여동 A아파트 7층 박모 씨의 집. 퇴근을 하고 돌아온 박씨의 남편은 놀라운 광경을 목격했다. 부인 박씨가 큰 방에서 얼굴을 치마로 뒤집어 쓴 채 빨랫줄에 목을 매 숨져 있었다. 박씨의 어린 두 자녀도 보자기나 비닐봉지에 질식사한 상태였다.
외부침입 흔적은 없었으며 남편이 들어올 당시 현관문도 잠겨 있었다. 집 열쇠는 박씨의 핸드백 안에 있었다. 복도 쪽으로 나있는 방 안 창문은 창살이 씌워져 있었고 7층인 아파트 구조상 바깥 쪽 창문으로 드나드는 것도 불가능 했다.
겉보기엔 자살처럼 보였으나, 박씨에게는 자살할만한 이유가 없었다. 유서도 없었도 평소 우울증을 앓고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이상하게 생각한 경찰은 조사를 시작했다.
경찰의 직감은 맞아 떨어졌고 조사결과 박씨는 살해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범인은 박씨의 집에 자주 놀러오던 여고동창 이모 씨였다. 주변인을 조사하던 도중 경찰은 이모 씨의 손등에 난 줄자국처럼 상처를 발견했고 경찰의 심문 끝에 이씨는 자신이 저지른 범행을 자수했다. 이씨는 행복하게 살고 있던 박씨에게 질투심을 느껴 범행을 한것으로 밝혀졌다.
이씨가 털어놓은 밀실살인의 트릭은 이렇다. 이씨는 "서프라이즈 선물을 준비했다"며 치마를 머리에 두르게 한 뒤 박씨를 방문 쪽으로 유도했다. 그후 이씨는 미리 올가미처럼 만들어 방문의 위틀에 걸어둔 빨랫줄로 박씨의 목을 졸랐다. 이씨는 방문 위에 흔적이 남을 것을 우려해 페트병을 씌우는 용의주도함을 보이기도 했다.
이어 이씨는 박씨의 집 열쇠로 현관문을 잠근 뒤 열쇠를 넣어둔 핸드백을 창살이 있는 복도 쪽 창문 틈으로 던져 넣은 후 현장에서 사라졌다.
한편 경찰의 인터뷰를 통해 "이씨는 추리소설을 거의 읽어본 적이 없는 사람"인 것이 밝혀져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