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을 더럽히는 담배꽁초 문제를 해결해보려 했던 몇몇 대학생들의 방법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최근 서울 연세대 공학원 인근 흡연구역에 설현과 수지의 입간판과 '설현이 좋아', '수지가 좋아'와 같은 문구를 붙여놓은 쓰레기통이 설치됐다.
이 방안은 지난해 9월 영국 런던에서 화제가 됐던 방식으로 런던 환경 단체가 흡연자들이 쓰레기통에 담배꽁초를 버리게 하기 위해 만든 쓰레기통과 유사하다.
이를 본 몇몇 학생들은 '배려하고 배려 받는 흡연구역' 캠페인을 목적으로 이 방안을 시행했다.
4월 6일 경향신문의 보도에 의하면 이는 교양강좌인 <시민사회와 자원봉사> 수업의 프로젝트 일환으로 학생들이 마련한 설치물이다.
학생들이 입간판 뒷편 담에 붙인 안내문에는 “흡연자와 비흡연자 간의 인식 차이를 개선하려는 목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캠페인”이라며 이 입간판 쓰레기통을 설치한 이유를 밝히고 있다.
하지만 이를 보고 '불편하다'는 지적과 함께 성 상품화 논란이 이어졌다.
지난 5일 연세대학교 페이스북 익명 페이지에는 이에 대해 비판적인 글이 다음과 같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자신도 설현, 수지를 좋아하고 흡연하지만 이건 아닌 것 같다"며 "악의는 없겠지만 끔찍하다"고 말했다.
이 게시물을 본 학생들과 누리꾼들은 "흥미성이 강한 인기투표를 하면서 담배꽁초를 깔끔하게 정리하는 건데 문제 없어보인다"는 반론을 제기했다.
반면 "설현, 수지 다 좋아하는데 내가 좋아하는 연예인 사진을 두고 담배꽁초로 인기투표를 한다는 자체가 불쾌하다. 담배꽁초가 좋은 건 아니지 않나", "짜장, 짬뽕으로 하지 왜 하필 사람이냐" 등의 비판도 쏟아지고 있다.
한 누리꾼은 "외모를 품평회 하는 것 같다. 이것은 외모지상주의의 연장선임을 기억하고 경계해야한다. 개개인에 따라 불쾌함의 차이는 있을 수 있으나 기분 나빠하는 사람을 예민하다고 조롱하는 건 성숙하지 못한 태도"라는 주장을 제기하기도 했다.
논란이 일자 입간판 설치자라고 밝힌 황모씨는 "흡연자가 흡연구역에서만 담배를 피우도록 유도하려 했다"면서 "단기 프로젝트인 만큼 관심을 증폭시키기 위해 가장 인기 있는 연예인의 입간판을 설치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