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사람들이 얼룩말에 줄무늬가 있는 이유를 '맹수의 공격으로부터 몸을 숨기기 위해서'로 알고 있다. 얼룩말의 줄무늬가 자연물과 비슷한 패턴이어서 눈에 잘 띄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이상한 일이다. 검은색과 흰색의 반복되는 패턴은 오히려 눈에 잘 띄는 색 조합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얼룩말은 줄무늬를 가지게 된 것일까? 최근 밝혀진 연구에 따르면 줄무늬는 '위장효과'을 이유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었다고 한다.
최근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얼룩말의 줄무늬는 '흡혈파리' 때문에 생긴 것이었다. 얼룩말의 줄무늬는 흡혈파리를 '교란'시킨다. 흰색과 검은색이 반복되는 패턴은 빛의 교란을 일으켜 파리의 분별력을 헷갈리게 만드는 것. 빛의 교란을 일으키는 줄무늬는 파리의 시신경에 혼선을 가져오게 되고 파리가 방향감각을 잃게 만든다.
연구팀의 조사 결과 얼룩말의 서식지는 피를 빨고 치명적인 질병을 옮기는 흡혈파리가 번식하는 장소와 겹쳤고 흡혈파리가 극성을 부리는 곳에 사는 얼룩말의 줄무늬가 더욱 선명했다.
연구를 진행한 카로 교수는 "얼룩말의 털은 파리의 주둥이와 길이가 같거나 짧아 파리를 막기 힘들다. 그래서 털 대신 줄무늬가 파리를 막는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한편 카로교수는 "위장효과는 초원에 사는 얼룩말에겐 맞지 않는 주장이다. 줄무늬가 천적의 눈을 피하게 한다는 것은 사람 대상 실험일 뿐기고 실제로 사자의 얼룩말 사냥 성공률은 매우 높다"고 주장했다.
한편 얼룩말 줄무늬 두께에 대해서는 온도와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온도가 높은 지역에 사는 얼룩말일수록 줄무늬가 크고 두꺼운 것으로 드러났다.
얼룩말에게 줄무늬가 있는 이유는 맹수로부터 자신을 숨기기 위한 '위장효과' 때문이 아니라 '흡혈파리'의 눈에 혼선을 일으켜 피를 빨리지 않게 하기 위함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