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이 놓고 내린 1000만원이 든 지갑을 돌려준 택시기사가 화제가 되고 있다.
중소기업체를 운영하는 손 씨(62)는 28일 오후 10시 50분 경 서울 광진구 자양동에서 택시 지인들과 반주를 곁들인 식사를 하고 택시에 탔다. 손 씨는 11시가 넘어 강남구 압구정동에 있는 자신의 집에 도착했고 술기운이 오른 탓인지 바로 침대에 누웠다.
손 씨가 잠든지 한 시간이 지났을 무렵, 손 씨는 아내가 부르는 소리에 잠이 깼다. 조금 전 자신을 내려주고 떠난 택시기사가 아파트까지 다시 찾아와 차 안에 놓고 내린 지갑을 돌려주고 갔다는 것이었다.
택시기사가 돌려준 지갑에는 손 씨가 거래처에 주려고 인출해둔 현금과 수표를 합쳐 1000만원 상당의 돈이 들어 있었고, 손 씨의 신분증과 신용카드 직불카드도 들어 있었다. 택시기사는 손 씨가 놓고 내린 지갑을 발견했고 지갑에 있던 신분증을 보고 손 씨의 주소를 알아내 손 씨의 집 앞까지 찾아왔다. 택시기사는 손 씨의 아내에게 지갑을 주었고 손 씨는 무사히 지갑을 되찾게 되었다.
손 씨는 고마운 마음에 사례를 하기 위해 택시기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러나 택시기사는 이름도 알려주지 않으며 "돈도 물건도 그대로라면 내가 할 일 다 한거다"라는 말만 남긴채 전화를 끊었다.
연합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지갑을 찾아 돌려준 택시기사는 박상용(63) 씨로, 박상용 씨는 연합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당연히 주인에게 돌려줬어야 하는 것"이라며 겸손해 했다.
외환위기 때 실직한 후 18년 간 택시를 몰았다는 박 씨는 "그동안 지갑도 많이 찾아줬고 휴대전화는 더 많이 찾아줬다. 제가 성격이 급해서 앞으로 또 이런 일이 생기면 물건을 잃어버린 주인부터 찾아갈 것"이라는 다짐과 함께 인터뷰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