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카락이 자라는 인형은 실제로 존재했다.
일본과 우리나라에 떠도는 괴담 중에는 '머리카락이 자라는 인형'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인형을 너무나 사랑했던 어린 아이가 병으로 죽고 아이의 영혼이 인형으로 들어가 인형의 머리가 계속 자라났다는 이야기이다.
이 괴담은 머리카락이 충분히 자란 뒤에는 인형이 깨어난다거나, 머리에 피를 뿌리면 더 빨리 자란다는 등의 이야기들로 변형되면서 급속도로 퍼져나갔고 당시 많은 어린아이들이 공포에 떨며 인형을 버리기까지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인형의 머리카락이 자란다는 말이 너무나 허무맹랑하게 들려 우습게 느껴지지만, 놀랍게도 머리카락이 자라는 인형은 실제로 존재했다고 한다.
괴담에 등장하는 머리카락이 자라는 인형은 일본의 '이치마츠 인형'으로 동그란 체구의 소녀 인형이다. 이치마츠 인형은 아주 오래전부터 일본에서 만들던 인형인데 오래 전에 만들어진 이치마츠 인형은 머리카락이 자라는 경우가 꽤 많았다고 한다.
이치마츠 인형의 머리카락이 자라는 이유는 실제 사람의 모발로 머리카락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치마츠 인형은 완성 직후 곧장 판매하지 않고 머리카락이 조금 자란뒤 단발머리로 예쁘게 잘라 출하했다고 알려진다.
이치마츠 인형의 머리카락이 생명력이 없는 인형에 이식된 뒤에도 자랄 수 있었던 이유는 '모근'이 존재하는 모발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모근이 존재하는 머리카락이었기 때문에 자라날 수 있었던 것. 또한 당시 인형에 사용되었던 접착제에는 콘드로이틴이라는 성분이 있는데 이 성분은 모발의 성장을 재촉하는 성분이다.
그럼에도 머리카락이 자라는 인형에 얽힌 기이한 이야기들은 거짓일 확률이 높다. 인형이 깨어나는 일은 없을뿐더러, 머리가 자라더라도 긴 머리가 될 정도로 많이 자라지 않기 때문이다.
괴담은 거짓이지만 머리카락이 자라는 인형(괴담처럼 많이 자라진 않지만)이 존재했다는 것은 사실이다. 다만 현재의 이치마츠 인형은 사람의 모발로 만들지 않기 때문에 머리카락이 자라는 인형은 더 이상 만나볼 수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