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경비원 해고통지나 다름 없는 공고문을 경비원들에게 직접 붙이게 한 한 아파트가 씁쓸함을 전해주고 있다.
연합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대전 서구의 한 아파트 입주민은 외출 전후로 경비실 창문 아래에 놓인 작은 상자에 투표를 했다. 투표 내용은 경비원의 감원 찬성/반대를 묻는 것이었다.
며칠 후 이 아파트 경비원은 '경비비 절감에 따른 경비원 감원 찬반 동의결과'라는 제목의 공고문을 받았다.
공고문에는 '전체세대 788세대, 참여세대 646세대, 찬성세대 335세대(51.85%)'라고 적혀 있었다. 주민들의 반 이상이 감원을 찬성한 것이다.
즉 사실상 해고 통지나 다름없는 공고문을 이 아파트 경비원들은 아파트 각 라인 입구 게시판에 게시해야만 했다.
8일 이 아파트단지의 한 주민은 "감원 동의결과 공고문을 직접 붙이게 하다니 인간적으로 너무한 것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모멸감을 느낀 한 경비원은 "다들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 것 같다"며 "나이는 좀 들었어도 아직 일할 수 있는데, 불투명한 미래에 막막한 느낌"이라고 토로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의 결정에 따라 경비원이 절반으로 줄면 경비원 1명이 2개 동을 관리해야 한다. 한 사람이 아프거나 휴가라도 가면 1명이 4개 동을 살펴야 하는 상황도 벌어질 수 있다.
이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마음이 아프다", "경비아저씨가 있는 것 만으로도 안심이 될 때가 많은데 왜 그 소중함을 모를까" 등 안타까워하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