짱구는 못말려 극장판 시리즈
사상 최고의 명작 중 하나
'어른제국의 역습'
그 중에서도 명장면은 바로
'발냄새'를 맡게 하는 장면
'짱구는못말려' 답다고 느끼며
코웃음칠지도 모르겠지만
지브리 스튜디오가 이 장면을
제일 감동적이라고 꼽은
이유를 알려주겠다
어느 날 추억의 물건들을 전시하는
20세기 박물관이 개관한다
어른들은 그 곳에 푹 빠져
매일 놀러다닌다
그런데 마을 모든 어른들이
어린애가 되어버렸다
더이상 아이들을 돌보지 않고
직장에 일을 하러 나가지 않는다
짱구와 짱아에게 밥도 차려주지 않고
파 한뿌리를 던져주고 잠드는 엄마
아이들의 시선에서는 완전 호러다
그렇게 어른들은 길에서 놀다
어디선가 온 차를 타고 행방불명
부모님을 잃은 아이들은 모여 TV를 보다
전 세계의 어른들이 사라졌다는 속보를 접한다
사실 20세기 박물관의 정체는
추억의 냄새로 이 세상을 뒤덮어
평화롭던 과거로 돌아가려는
비밀조직의 음모였다.
20세기 박물관에서 추억의 냄새를
맡은 어른들은 어린이로 퇴행한 것이다
아이들은 20세기 추억의 냄새를
몰랐기 때문에 빠져들지 않은 것.
아이들은 추억에 빠져버린 어른들을
구하러 나선다.
짱구는 아빠 신형만을 드디어 찾아낸다.
명장면은 여기서부터 시작이다
마음은 물론 겉모습까지 어려진
아빠에게 짱구는 신발을 들이밀며
발냄새를 맡게한다
그 순간 신형만에게 회상이 펼쳐진다.
시골에서 유년시절을 보내던 어린 신형만
어느 순간 대도시에 상경해
취업을 하고 연애를 한다
그렇게 짱구엄마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가족이 함께 할 보금자리를 마련
지친 몸을 이끌고 퇴근한 어느 날
짱구와 짱아는 아빠의 발냄새를 맡으며
쓰러지는 재롱을 피우고
함께 목욕을 즐기는 평범한 일상
이 때 아빠는 다시 어른으로 돌아온다
자녀들과 함께헀던 일상의 냄새가
중독성이 강력한 추억의 냄새를
말끔히 지워낸 것이다
이 명장면은 가족애를 말하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은 과거를 그리워하는 청년세대에게
공감을 얻으며 중요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어른제국의 역습'이 나온 건 2001년
당시 일본은 고도 성장을 이룩해
선진국 대열에 진입했지만
버블경제 몰락 후 잃어버린 10년
경제불황이 지속되던 때
희망에 부풀어 상상하던 21세기와는
너무 다른 추한 21세기에 살고 있으면서
과거 아름다웠던 시절에
기억이 묶여있는
어른들을 겨냥한 것이다.
"사람들도 모두 돌아가고 싶은거야,
20세기, 그리워하던 추억의 그 시대
당시 사람들에게는 꿈과 희망이 있었어
21세기는 희망 그 자체였지
하지만 모든 게 달라졌어
다들 더러운 욕망과 돈에 사로잡혀있을 뿐이야
우리가 꿈꾸던 21세기는 이런게 아니었는데.."
"할 수 없어 마음이 허전해서 그래
그래서 물건으로 채우는거지
그렇게 쓸데없는 물건으로 가득 찼고
이 세상은 더럽고 추해졌어"
20세기 냄새를 퍼뜨렸던
비밀조직이 나누는 대화다
우리나라에도 불황이 불어닥치면서
청년층에게도 이런 목소리가 번지고 있다
"휴대폰이 없던 시절에도
친구들 다들 잘 만나서
놀이터에서 실컷 놀다가
노을질때 쯤 엄마가 부르면
집으로 달려가 먹던 저녁밥이
너무 그립다 "
그 시절을 추억하는 것은
물론 좋다
미래가 희망차지 않다면
행복했던 과거에 머무는
편이 더 좋은가
아름답던 추억에 갇히기보다는
힘들더라도 미래로 나아가
더 행복한 삶을 향해 힘을 내자
최근 한 유투버가 한국어 더빙판
올렸다.
https://www.youtube.com/watch?v=N3ypfFMb0yM
http://www.pickis.co.kr/?p=1171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