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유명해져라, 그렇다면 사람들은 당신이 똥을 싸도 박수를 쳐줄 것이다"
팝아티스트 앤디 워홀(Andy Warhol)의 명언이라고 널리 퍼져있는 말이다.
그런데 이 말은 사실 앤디 워홀이 한 말이 아니었다.
정말 신기하게도 한국에서만 앤디 워홀의 명언이라고 알려져있는 말이다.
"Be famous, and they will give you tremendous applause when you are actually pooping"이라는 영어 문장까지 완벽하게 존재하면서 떠돌아다니는 말이지만 이 영어문장을 구글에서 검색해보면 결과로 모두 한국 사이트만 나올 뿐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 말이 앤디 워홀의 명언으로 퍼지게 됐을까. 어느 한국인이 이 말을 지어내서 앤디워홀의 명언이라고 이름을 붙였을 가능성이 크다.
이에 대해 유튜브에서 'TV 미술 이유식'을 진행하는 이동준은 "이 문장은 우리에게 앤디 워홀에 대한 인상을 가장 강렬하게 남겨준 문장"이라며 다음과 같이 분석했다.
그는 "이 문장은 '예술은 사기다'라고 생각하는 우리 사회의 믿음이 담겨있다고 생각한다"며 "아무 가치도 없어보이는 물건들이 예술작품이라는 포장으로 억대의 가격을 받고 있는 모습이 그렇게 보인다(이 문장과 잘 맞아들어갔다)"고 했다.
이어 "특히나 팝아트는 우리에게 깊이 없는 미술이라는 이미지가 존재한다. 하지만 저는 팝아트가 '귀족의 전유물'이었던 미술에서 '대중을 위한 미술'로 변화하는 역사적인 순간으로 해석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일단 유명해져라, 그렇다면 사람들은 당신이 똥을 싸도 박수를 쳐줄 것이다'라는 문장은 어쩌면 우리가 만들어낸 미술에 대한 사회적 이미지를 앤디 워홀에게 부합시킴으로서 만들어진 편견이나 오해가 아닐까"라는 말을 남겼다.
앤디 워홀은 생전에 자기 작품에 대해서 이러쿵 저렁쿵 이야기하지 않는 편이었으며 기자가 질문을 해도 "그것도 일리 있군요"라는 식으로 모호하게 답했다고 한다.
그 모호한 답변이 사람들에게 논란거리를 주고 그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켜 예술적으로도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일단 유명해져라, 그렇다면 사람들은 당신이 똥을 싸도 박수를 쳐줄 것이다"와 같이 뜻이 분명한 말은 절대 남기지 않았을 것.
앤디워홀과 팝아트에 대한 사회적 인상이 누군가가 지어낸 말과 절묘한 합을 이루어 만들어 낸 현상에 우리는 모두 속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