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준 생일선물에 울다가 구역질까지 했다는 사연이 누리꾼들을 분노하게 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사연을 쓴 가정주부 A씨. 그의 남편은 언뜻 보기엔 평범한 직장인 같지만 사실 겉으로 보이는 것에 집착하는 강박증이 있는 사람이다.
남편은 아내인 A씨에게도 살찌거나 흐트러지지 말라며 엄격한 기준을 내렸다. 이런 남편의 요구에 A씨는 수영, 필라테스 등 운동을 하며 키 167cm에 51kg을 2년째 유지하고 있다. 또 집에서도 마치 드라마에 나오는 것처럼 품위있는 홈웨어를 남편이 직접 고른 디자인, 컬러로 입는다.
집안 정리도 마찬가지다. 남편은 근본 모르는 남을 집으로 들이는 게 싫다며 청소업체의 손을 빌리기도 꺼려해 A씨가 직접 나서야한다.
그런 남편이 원하는 집안 상태는 특급호텔 수준. 남편은 사진처럼 화장실 휴지까지 삼각형으로 접어달라며 직접 접는 법을 시연해주기까지 했다.
남편을 만족시키려면 30평 남짓한 집을 청소하는 데만 하루가 꼬박 필요하다. 그러다보니 시간이 부족해 운동도 새벽에 다녀야하고 친구를 만나는 자리도 1시간이 넘어서면 부담스러워진다. A씨는 가정주부로서 충실하려고 노력했지만 1년, 2년을 그렇게 보내고 나니 자신이 집에서 부속품 같은 존재로 느껴졌다.
그러다 최근 생일을 맞은 A씨에게 남편은 생일선물로 '하수구 머리카락 제거기'를 줬다.
남편은 화장실 휴지 접는 방법을 가르쳐줄 때처럼 화장실로 A씨를 데려가 직접 시연을 하고 "화장실이 다른 덴 괜찮은데 하수구 관리가 잘 안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고 나서 "오늘 저녁 반찬이 뭐냐"고 묻는 남편에게 A씨는 갑자기 참기 힘든 기분이 들었다.
A씨는 "저는 그냥 집 관리하고 밥하는 가전 제품 같은 건가요? 너무 외롭고 힘들어요. 결혼 전처럼 회사 다니고 싶어요"라며 하소연하고 눈물을 쏟다가 토하기 까지 했다.
이런 A씨에게 남편은 "요새 컨디션이 안 좋은 것 같다"며 A씨가 평소 좋아하는 목욕을 권할 뿐이었다.
A씨가 목욕을 하고 나오니 거실 테이블 위에 비닐봉지, 임신테스트기, 칼슘, 수면제가 자로 잰 것처럼 나란히 각맞춰 있었다.
비닐봉지는 화장실 못 갈 정도로 급할 때 토하라는 의미였다. 또 감정기복이 심하니 임신일 수도 있다며 임신테스트기를, 칼슘이 부족하면 예민해질 수 있다며 칼슘을, 그래도 힘들면 수면제를 먹고 자보라는 의도였다.
이런 남편에게 A씨는 "악 소리와 함께 당장 혀를 깨물고 죽고 싶은 기분이, 영원히 벗어날 수 없는 감옥에 갇힌 기분이 든다"고 했다.
이 사연에 안타까움과 분노를 동시에 느낀 누리꾼들은 "빨리 남편에게서 도망쳐라", "남편이 미친 것 같다", "아이 없을 때 헤어져라" 등 A씨에게 조언을 건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