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이 수능을 본다면 어떤 성적을 받게 될까? 이 흥미로운 실험이 일본에서 진행됐다.
9일 산케이신문은 일본 국립정보학 연구소가 개발한 인공지능 '도로보쿤'이 4수 끝에 도쿄대 입시를 포기했다고 전했다. 도로보쿤은 지난 2011년 일본 국립정보학 연구팀이 개발한 '인공지능 개발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연구팀은 도로보쿤이 2021년 도쿄대 입시에서 합격하는 것을 최종 목표로 각종 능력을 키워왔다.
도로보쿤은 목적대로 4년 동안 도쿄대 입시 시험에 응시했지만 모두 불합격에 해당하는 성적을 거두었다. 결국연구팀은 한계와 문제점을 깨닫고 도로보쿤의 도쿄대 입시를 포기하기로 결정했다.
도로보쿤은 8과목 합계 950점 만점에서 525점을 획득했다. 수험생 평균점수 437점보다는 높은 성적이지만 일본내 최고 대학인 도쿄대에 합격하기에는 부족한 점수였다. 도로보쿤이 좋은 성적을 거둔 과목은 수학과 세계사였다. 수학과 세계사에서는 도쿄대에 입학하기에 충분한 성적을 거뒀지만, 영어, 국어 등 '독해력'이 필요한 과목에서는 부족한 모습을 보였다.
도로보쿤의 성적은 전체 고교생의 상위 20%에 속하는 성적이다. 이는 일본의 33개 국공립대와 441개 사립대에 합격할 가능성이 80%에 이르는 성적으로 나쁜 성적은 아니지만, 상위1%만이 갈 수 있는 도쿄대에 합격하기에는 부족한 성적이다.
결국 연구팀은 도로보쿤의 도쿄대 입시를 포기하고 새로운 분야를 개척해나가기로 결정했다. 연구팀은 "앞으로는 도로보쿤이 강점을 보이고 있는 수학 등의 기술식 시험 성적을 높이는데 연구를 집중할 예정"이라며 연구의 방향을 전환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