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앞에서 울면 안 되니 꾹 참다가 뒤에 가서 울죠"
수년간 응급실에서 환자를 진료해온 의사가 '이성'을 앞서는 감정때문에 힘들었던 경험을 털어놨다.
지난 21일 JTBC '비정상회담'에는 한국 대표로 응급의학과 전문의 남궁인 씨가 출연했다.
이날 방송에서 남궁인 씨는 "가끔은 이성적 판단보다 감정이 앞서는 나, 비정상인가요"라는 안건을 상정했다. 그는 가장 감정으로 힘들었던 순간으로 한 50대 자살기도 환자와의 사연을 털어놓았다.
"약물을 먹고 자살시도를 한 환자분이 있었다. 다행히 약을 많이 먹지는 않아 깨어나셨다"며 "치료에 순응적으로 따르며 삶의 의지를 보이셨다. 정신과 치료도 다 받으셨다"고 했다. 당시 남궁인 씨는 "열심히 살라"며 환자를 격려하고 퇴원시켰다.
그는 "그런데 퇴원 후 2시간 후에 7층에서 추락한 사망 환자가 왔다"며 "흰 덮개를 걷었더니 (좀 전에 퇴원한) 그 환자였다"고 했다. 이어 "(해당) 환자는 정말 죽으려고 했는데 괜찮은 척 연기를 하신 거다"라고 덧붙였다.
남궁인 씨는 이 사건에 죄책감이 들어 진료가 힘들었다고 심경을 전했다.
또 비명과 울음소리가 가득한 사고현장 상황을 녹음한 녹취파일을 119대원들에게서 전달받아 매달 100개씩 듣는다며 불면증에 시달리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한편 그는 "환자 앞에서 눈물을 보인 적은 없냐"는 질문에 "꾹 참는다. 환자 앞에서 우는 의사는 좋은 의사가 아니니까"라며 "뒤에 가서 티 안나게 혼자 운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