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나 게임 등에서 '쥐'는 식탐이 매우 많은 동물로 묘사된다. 만화 등에서 쥐는 호시탐탐 인간의 식량을 노리고 기회가 생기면 그것을 갉아먹곤 한다. 그런 쥐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치즈'이다. 쥐가 등장하는 만화나 게임에서 '쥐'는 치즈를 매우 좋아하고 치즈를 얻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하지만 놀랍게도 실제 쥐는 치즈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한다. 2006년 영국 맨체스터 메트로폴리탄대학 데이비드 홈즈 박사팀의 연구에 따르면 쥐는 치즈보다 단 맛이 나는 '과일'과 '곡물'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실험 결과 쥐가 가장 좋아하는 맛은 '단 맛'이며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당분이 풍부한 음식들이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왜 우리는 쥐가 치즈를 좋아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라는 의문점이 생기게 된다. 쥐가 치즈를 좋아한다는 고정관념은 치즈의 역사 만큼이나 아주 오래된 생각이다.
오래전 서양 사람들에게 치즈는 다른 식량들에 비해 '천대 받는 음식'이었다. 곡물과 육류, 야채와 달리 치즈는 쉽게 상하지 않았기 때문에 관리에 특별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고 부엌이나 창고에 방치해두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때문에 쥐들에게는 치즈가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식량'이었다. 쥐들은 눈에 보이는 치즈를 먹기 위해 치즈에 달려들었고, 인간들은 쥐가 치즈를 먹고 있는 모습을 다른 식량들에 비해 '자주' 접하게 되었다. 인간들은 자신이 보아왔던대로 쥐가 치즈를 먹는 모습을 만화 등에 써먹기 시작했고 이것이 널리 퍼지면서 '쥐는 치즈를 좋아한다'는 인식이 심어지게 된 것이다.
"쥐는 치즈를 좋아한다"는 생각을 가장 널리 퍼뜨린 만화는 '톰과 제리'이다. 만화 톰과 제리에서 쥐 캐릭터 '제리'는 치즈를 훔치기 위해 고양이 톰과 사투를 벌이며 자기 몸만한 치즈를 삼키는 한 입에 삼키는 모습도 보여준다.
만화 톰과 제리가 전세계적인 히트를 치면서 "쥐는 치즈를 좋아한다"는 생각이 널리 퍼지게 되었지만, 사실 쥐를 잡기 위해 '쥐 덫'을 놓을 때 덫에 치즈를 놓는 것은 쥐를 유혹하는데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쥐의 식성을 연구한 홈즈 박사는 쥐 덫에 놓기에 가장 좋은 음식으로 '땅콩 버터'를 추천했다. 땅콩 버터에는 쥐가 좋아하는 곡물의 맛과 단 맛이 함께 있기 때문에 쥐를 유혹하기에 최고의 식품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