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주재 러시아 대사가 터키 괴한의 총에 맞아 숨졌다. 당시 상황을 담은 영상이 공개돼 전 세계 누리꾼들에게 충격을 전하고 있다.
중동지역 매체 미들이스트아이는 19일(한국 시각) 페이스북에 안드레이 카를로프(Andrey Karlov, 62) 러시아 대사 피살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을 보면 카를로프 대사는 한 미술관에서 축사를 전하고 있다. 한참 연설 중인 대사 뒤에서 무장경찰로 보이는 젊은 남성이 총을 꺼내 카를로프 대사를 향해 여러발 총을 쏜다. 카를로프 대사는 신음소리 한번 내지 못하고 그대로 바닥으로 쓰러진다.
이에 현장에 있던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고 저격살해범은 무어라 소리를 지른다. 목격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그가 "알레포를 잊지 말라, 시리아를 잊지 말라. 탄압에 기여한 모든 자들은 한명 한명 죽을 것"이라고 외쳤다고 한다.
이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범행 재연 상황인가 했는데 실제 상황이라니 정말 충격적이다", "러시아-터키 전쟁나면 어쩌나"라며 당혹스러움을 드러내고 있다. 또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며 카를로프 대사의 죽음을 슬퍼하고 있다.
러시아 국영방송 NTV과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이는 지난 19일(현지 시각) 터키의 수도 앙카라에 있는 현대미술관에서 벌어진 사건이다. 카를로프 대사는 ‘터키인의 눈으로 본 러시아’ 사진전 개막식에서 축사를 하던 중이었다. 중상을 입은 카를로프 대사는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숨졌다.
저격살해범의 정체는 최근 해고된 전직 경찰관 메블뤼트 메르트 알튼타시(Mevlut Mert Altintas, 22). 그는 해고되지 않은 것처럼 경호원으로 위장해 전시회장에 잠입했다. 사건 후 알튼타시는 터키 보안 부대에 의해 사살됐다.
알튼타시가 남긴 말을 바탕으로 현지 언론들은 알튼타시가 러시아의 시리아 정부군 지원에 대해 불만을 품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분석했다.
러시아와 터키는 시리아 내전을 놓고 갈등하고 있다. 러시아는 정부군을 터키는 반군을 지원하고 있다. 최근 러시아는 정부군 작전을 성공적으로 해냈는데 이에 대한 보복으로 카를로프 대사에게 총알이 돌아간 것.
러시아 정부는 "러시아 외교의 비극적인 날"이라며 이번 저격을 테러행위로 규정했다. 터키 역시 이번 사건을 테러로 보고 러시아와의 관계에 악영향이 미치지 않도록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