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현지 시간) 러시아 현지 매체 '시베리안 타임즈'는 비행기가 추락하는 사고에도 사망자 '0명'이라는 기적을 만든 조종사 안드레이 로그비노프(Andrey Logvinov, 44)를 소개했다.
지난 19일 러시아 예카테린부르크(Jekaterinburg)에서 시베리아 북부에 있는 야쿠티아 공화국 틱시(Tiksi)로 향하던 항공기 '일리신-18'은 비행 중 예상치 못한 악천후를 만났다.
심한 폭풍우가 불자 조종사 로그비노프는 더 이상 비행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비행기를 착륙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지만 그렇다고 돌아갈 수도 없는 진퇴양난의 상황이었다.
고민하던 로그비노프는 자신의 경험과 본능에 의지하면서 눈 위에 비상착륙하기로 결정했다.
그는 본래 도착지인 틱시 비행장에서 30km 떨어진 시베리아 한 가운데 비상착륙을 시도했고 그 결과 승무원을 포함한 탑승객 39명 전원 구조에 성공했다.
물론 모두가 아무런 부상이 없을 순 없었다. 비행기는 착륙 직후 세 동강이 났고 양 날개가 모두 떨어져 나갔다.
착륙하기 전 이미 왼쪽 엔진에 불이 붙어 승객들이 다치기도 했다. 현재 탑승객 중 16명이 부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중이다.
하지만 생명에 지장이 있다고 진단받거나 사망에 이른 승객은 단 한명도 없었다.
현지 사고 조사원은 "조종사를 비난해서는 안된다. 우리는 비행기가 매우 천천히 착륙했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사고 원인은 블랙박스 해독 및 분석 후 밝혀질 예정으로 전문가들은 악천후와 비행기 노후화가 원인일 것이라고 예견하고 있다.
악조건 속에서도 뛰어난 판단력으로 착륙에 성공한 안드레이는 비행기 전체가 불타는 것을 막고 인명피해를 최소화시켜 러시아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이 소식에 누리꾼들은 "허드슨강의 기적이라는 영화 설리가 생각난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기적이 일어날까" 등의 반응을 보이며 감동을 드러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