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자신의 눈을 멀게 만든 여성은 실명 후에야 행복을 되찾았다.
장애를 얻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불행으로 여기는 일이다. 하지만 놀랍게도 장애를 얻고 싶어하는 사람도 있다. 지난 2015년 미러에 의해 소개된 영국 여성 '쥬얼 슈핑'이 그렇다.
쥬얼 슈핑은 스스로 선택해서 장애를 얻었다. 그녀는 어린 시절부터 자신이 맹인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 이에 오랫동안 태양을 똑바로 쳐다보는 등의 기행을 저질러왔다. 어른이 된 후에 그녀는 시각장애인의 삶을 흉내내기 시작했다. 어두운 선글라스를 끼고 생활했고 맹인용 지팡이를 짚고 다녔으며 점자 읽는 법도 익혔다.
시각장애인처럼 살아가던 쥬얼 슈핑은 흉내만으로는 자신의 욕망이 채워질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시각장애인과 같은 생활을 했으나 쥬얼 슈핑은 만족할 수 없었다. 결국 쥬얼 슈핑은 지난 2006년 유독성 세제를 '눈'에 넣어 자신의 눈을 멀게 했다. 세제로 인해 왼쪽 눈은 형체가 망가져 제거 수술을 받게 되었고 오른쪽 눈에는 녹내장과 백내장이 동시에 발생했다.
쥬얼 슈핑이 시각장애인을 꿈꿨던 것은 그녀가 '신체통합정체성장애'라는 정신질환을 앓고 있었기 때문으로 밝혀졌다. 신체통합정체성 장애는 신체 일부에 장애를 얻은 상태를 이상적으로 여겨 그렇게 되기를 강하게 추구하는 상태를 말한다. 대중적으로는 '신체 절단 애호증'이라고 알려져 있다.
쥬얼 슈핑에게 있어 실명은 오랜 꿈이었고 그것을 이룬 순간 그녀는 행복해질 수 있었다. 쥬얼 슈핑은 미러와의 인터뷰에서 "어렸을 때부터 두 눈이 내 신체의 일부가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며 "하지만 꿈꾸던 대로 눈을 잃게 돼 행복하다"고 전했다.
한편 그녀의 행동은 다른 장애인들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았다. 자신의 뜻과 관계없이 장애를 갖게된 사람들에게 그녀의 행동은 이해할 수 없는 것이었고 스스로 장애를 선택한 그녀는 장애인 혜택을 받아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거센 비판에 직면한 쥬엘 슈핑은 "(내가) 장님이 된 것은 내 선택이 아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나는 또 다른 장애(신체통합정체성장애)를 가지고 있었고 그로 인해 실명이라는 새로운 장애를 가지게 된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신체통합정체성장애는 현재까지 마땅한 치료법이 나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때문에 신체통합정체성 장애를 겪고 있는 사람들은 알맞은 치료를 받지 못한 채 신체를 손상시키고 싶은 충동을 느끼며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고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