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 사망한 러시아 비행기 참사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남성의 사연이 놀라움을 전하고 있다.
지난 25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합창단원이 비행기 탑승 직전 비행기를 타지 못한 후 사고 소식을 접한 사연을 소개했다.
러시아 군 공식 합창단 '붉은 합창단'은 새해 축하 행사의 일환으로 기자, 군인들과 함께 시리아로 향했다.
그런데 합창단원 로만 발루토프(Roman Valutov, 29)는 탑승 직전 탑승을 거절당했다. 러시아로 이민온 그의 여권이 지난 7월에 만료됐기 때문.
발루토프는 이를 미처 확인하지 못한 채 공항에 갔다가 승무원에게 비행기에 타지 못한다는 말을 듣고 짜증이 난 채로 집으로 돌아와야만 했다.
그런데 그것이 엄청난 행운이자 사랑하는 동료들과 나눈 마지막 인사였다는 것을 집에 돌아와서야 깨달았다.
뉴스에는 참사소식이 흘러나왔고 그에게 전화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는 비행기를 타지 못했음에도 최종 출국 명단에 이름이 올라있었고 그의 가족과 친구들은 생사확인을 위해 전화했던 것.
사망 명단에 자신의 이름을 확인한 그는 "그 순간 울고 말았다. 내 가족과 친구들은 충격을 받았다"며 심경을 밝혔다.
이렇게 비행기를 타지 않아 살아남은 단원은 한명 더 있었다. 바딤 아난예프(Vadim Ananyev)는 아내가 셋째를 출산해 옆에서 돌봐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사정을 이야기하고 시리아 출장길에 오르지 않았다.
그 역시 살아남았다는 기쁨과 함께 동료들을 잃은 슬픔을 느끼며 "나는 아직도 참사 소식을 믿을 수 없다. 다들 내게 정말 운이 좋았다고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참사에서 숨진 '알렉산드로프 앙상블' 합창단 64명은 러시아가 자랑하는 세계적인 합창단으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매우 아꼈다고 한다.
푸틴 대통령은 "가장 깊은 애도를 유가족에게 전한다"며 "26일을 애도의 날로 전해 전국민이 함께 슬픔을 나눌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당국은 사고 원인으로 군용기 기계 고장이나 조종사 과실에 초점을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