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인다이닝(FineDining) 레스토랑이라고 불리는 고급 레스토랑에는 일반 음식점에서는 볼 수 없는 한 가지 식탁 위 소품이 존재한다. 그 소품은 '양초'로 고급 레스토랑에는 식탁 위에 양초가 있어 촐불로 음식을 밝히며 식사를 즐기게 된다.
식탁 위의 촛불은 특별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드라마 등에서 부유한 남자 캐릭터는 꼭 여주인공을 촛불이 켜져 있는 고급 레스토랑에 데려가 로맨틱한 식사를 대접하곤 한다.
하지만 식탁 위의 촛불은 로맨틱한 분위기만을 위해서 준비된 것이 아니다. 촛불이 로맨틱한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식탁 위에 촛불을 켜는 가장 큰 이유는 '술' 때문이다.
외국에서는 예로부터 술을 '눈'으로도 즐겨왔다. 투명한 잔에 술을 따르고 빛깔과 기포 등을 살펴보면서 술의 품질을 가늠해왔다. 고급 레스토랑이 식탁 위에 촛불을 켜두는 것은 잔에 담긴 술이 더 아름답게 보이기 위함이다.
샴페인이 담긴 잔을 촛불에 갖다 대면 샴페인의 기포들이 반짝거리며 솟아오르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되고, 화이트 와인은 촛불 옆에서 황금빛으로 보인다. 레드 와인도 촛불을 비추면 한층 짙은 붉은색이 되어 고급스러워 보인다.
이처럼 촛불이 술을 더욱 아름답게 보이도록 만들기 때문에 레스토랑에서는 식탁에 촛불을 켜두게 되었다. 고급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할 일이 있다면 먹는 것을 잠시 멈추고 촛불과 함께 술의 아름다움에 빠져보는 것은 어떨까. 술을 눈으로 즐긴다는 말이 어떤 느낌인지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