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에 가보면 흰색 고무신들이 줄 지어 늘어서있는 장면을 볼 수 있다. 이 흰 고무신들은 모두 절에 기거하는 스님들의 것이다. 잔뜩 있는 고무신들을 보다보면 문득 궁금증이 생기게 된다. 스님들은 많은 흰색 고무신들 중에서 자신의 고무신을 어떻게 찾는 것일까.
그 답은 고무신을 가까이서 살펴보면 금세 알 수 있다. 멀리서는 보이지 않지만 고무신의 앞 코 부분에 스님들이 직접 써놓은 표시가 있기 때문. 스님들은 고무신에 자기만 알아볼 수 있는 표시를 해놓고 수많은 고무신 중 자신의 고무신을 찾아 신는다.
스님들이 고무신 앞에 새기는 표시는 스님마다 혹은 절마다 다르다. 어떤 절에서는 고무신의 사이즈를 표시하거나 법명을 써 고무신을 구분하는 한편 어떤 절에서는 귀여운 그림이나 '나이키', '아디다스' 등의 상표를 그려넣기도 한다.
한편 최근에는 스님들도 고무신만 신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한다. 스님들은 대부분 2~켤레의 신발을 소유하고 있으며 운동화는 신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한다. 고무신은'항상 자신을 겸허하게 낮춘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동상, 무좀 등 건강 상의 문제로 고무신만 신을 수 없는 스님들은 고무신이 아닌 룸비니(스님 전용 신발, 성불화) 신발 등을 신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