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경찰은 지난달 7일 경기도 수원의 성균관대 자연과학캠퍼스 생명과학부 건물 1층 개인 사물함에서 발견된 2억원 상당의 현금과 미국달러가 최유정 변호사의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최유정 변호사는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에게 50억원 등 총 100억원의 부당 수임료를 받아낸 혐의로 기소돼 징역 6년과 추징금 45억원을 선고받은 바 있다.
이 거금은 생명과학부 학생회가 관리하는 사물함 중 한 칸이 오랫동안 잠겨있어 일정 기간 공지 후 강제로 개방하는 과정에서 발견됐다. 이 돈을 발견한 학생회는 학교 측에 알렸고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하지만 사물함 주변 CCTV와 목격자가 없어 경찰은 수사에 난항을 겪었다. 해당 거금이 범죄 수익금이 아닌 단순 유실물로 판정될 경우 성균관대와 학생회 측이 각각 1억원씩 갖게돼 돈의 행방에 이목이 쏠렸는데.
그러나 경찰이 예상한대로 이 2억원은 범죄 수익금이었다.
사물함에서 그나마 제일 가까운 CCTV 영상에서 돈이 발견되기 한달 전 이 대학의 A교수가 근처를 지나는 모습이 확인됐다. 경찰은 이를 매우 수상하게 여겼다.
사물함이 놓은 공간은 교수연구실이 없어 교수들이 잘 다니지 않는 길이었다. A교수는 생명과학과 소속이 아닌 다른 학과 교수이기까지 해 A교수가 우연히 이 길을 지날 리 없었다.
또 A교수는 부당 수임료 사건으로 구속돼 재판을 받는 최유정 변호사의 남편이었다.
이에 경찰은 4일 A교수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했고 A교수를 조사했다. 경찰 조사 결과 해당 거금은 A교수가 사물함에 넣어놓은 것이었고 최 변호사의 것이 맞았다.
최 변호사는 자신의 대여 금고에 보관하던 15억원을 구속 직전 남편 A교수에게 옮겨달라고 부탁했다. A교수는 자신의 대여 금고에 돈을 옮기는 과정에서 금고가 꽉 차 13억원만 넣고 나머지 2억원을 미처 넣지 못했다. A교수는 이 2억원을 자신의 연구실에 숨기다가 학생용 사물함에 돈을 보관했다.
A교수의 금고에 있던 13억원은 검찰에게 추징보전(범죄 혐의자가 불법행위로 얻은 수익을 숨기거나 처분하지 못하도록 함) 조치됐고 A교수는 더욱 은밀히 나머지 2억원을 숨기다가 들통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