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체젠 공화국에 존재하는 게이 수용소의 실태가 폭로됐다.
지나 13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은 동성애 남성들을 잡아다 격리시킨 러시아 체젠 공화국의 게이 수용소의 실태에 대해 보도했다.
반정부 성향의 일간지 '노바야 가제타'의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체젠 자치공화국에서는 '게이 소탕 작전'의 일환으로 동성애자들을 납치해 고문하는 '게이 수용소'가 존재한다고 한다. 해당 수용소에는 100명 이상의 게이 남성들이 갇혀 있으며 구타와 고문으로 최소 3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전해진다.
해당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한 남성은 "전기충격은 물론 유리병 위에 앉는 벌칙을 받거나 하루에도 몇번씩 구타를 당했다"며 "그들은 다른 동성애자들의 이름을 대라고 협박했고 적어도 하루에 한 번씩은 전기 고문을 가했다. 고문 당할 때 비명을 참지 못하면 구타가 시작됐다"고 진술했다.
또한 게이 수용소를 관리하는 특수 요원들이 수용소에 끌려온 사람들의 친척을 찾아가 '명예살인'을 요구하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체젠 공화국은 러시아의 영향을 받아 동성애 혐오가 매우 심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체젠은 이슬람권이기 때문에 동성애를 범죄로 취급하고 있다. 따라서 체젠에 살고 있는 동성애자들은 언제 끌려갈지 모르는 두려움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러한 게이 수용소의 실태가 밝혀진 후 전세계가 분노하고 있다. 영국의 보리스 존슨 시장과 조 바이든 미국 전 부통령은 체젠 정부에 대한 비난의 성명을 내놓으며 강력하게 규탄했다. 하지만 체젠 공화국 '람잔 카디로프' 대통령의 대변인은 "체젠에는 동성애자가 전혀 없다. 존재하지도 않는 사람을 체포하거나 고문할 수 없지 않은가"라고 주장하며 게이 수용소의 존재를 부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