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구 반송동에서 선거벽보가 찢어진 채 발견됐다. CCTV로 범인을 잡았지만 처벌할 수 없었다. 범인이 고양이 2마리 였던 것.

23일 오전 5시 10분, 순찰하던 경찰이 부산 해운대구 반송동 반송초등학교 앞 펜스에 부착된 19대 대통령 선거 벽보가 훼손된 것을 발견했다. 훼손 지점은 2번과 3번 사이로, 누군가 그곳을 잡아당겨 찢은 듯한 흔적이 발견됐다. 

선거운동기간에 포스터를 훼손하면 공직선거법상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4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경찰은 12명의 인원을 급파에 현장 수사에 나섰지만 CCTV를 분석한 뒤 혼란에 빠졌다. 이날 새벽 1시 48분 CCTV에 찍힌 벽보는 아무 이상이 없었다. 하지만 27초 뒤 CCTV가 다른 골목을 비추고 돌아오자 벽보가 찢겨져 있었다.

경찰은 벽보 인근에 서식하는 길고양이가 벽보를 찢은 것으로 결론 냈다. 그 시각 전후의 CCTV에 벽보 근처에 서성이는 길고양이 2마리의 모습이 담겨있었기 때문이다. 

선거 벽보가 찢어진 이후에는 고양이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경찰은 담벼락을 오르내리던 고양이의 발톱에 벽보가 손상된 것으로 추정하고 새벽녘 출동소동을 마무리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