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의류브랜드 ‘어반리서치’는 5월 하순부터 매장 22곳에 시범적으로 ‘말을 걸 필요 없음’ 가방을 뒀다. 이 푸른색 가방을 매고 쇼핑을 하면 점원이 와서 옷을 권할까봐 긴장할 필요 없이 편안한 마음으로 옷을 둘러볼 수 있다. 손님이 구매하거나 입어보고 싶은 옷을 넣는 가방을 원래 매장에 비치해두는데, 색을 구분해 ‘무언 가방’을 만든 것이다. 일본에서 이 같은 침묵하는 접객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는데 이는 “내 속도에 맞춰 쇼핑을 하고 싶다” “점원이 다가오면 긴장된다” 등의 불만이 단골 고객을 대상으로 많이 제기되었기 때문이다. 인터넷 쇼핑의 선호 이유 중에 '직원들과 접촉할 필요가 없어서'라는 점도 고려한 것이다.
이 방식을 도입한 결과, 손님들의 만족도는 물론이고, 점원들도 바쁜 시간에 조언을 요청하는 손님들에게만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교토시에 본사를 둔 한 택시회사는 지난 3월 말부터 택시기사가 손님에게 먼저 말 걸지 않는 ‘침묵 택시’ 10대를 시험 운행하고 있다고 한다.
택시 조수석 뒤에는 “기사가 말 거는 것을 자제합니다”라고 적혀 있다. 택시기사는 첫 인사를 할 때, 목적지를 물을 때, 계산할 때, 승객의 질문이 있을 때에만 말을 한다. 말을 걸어오는 택시기사에게 맞장구치는 게 귀찮을 때가 있고,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손님도 많기 때문이다.
물론, 손님이 말을 걸면 ‘침묵 택시’의 운전사는 상냥하게 응대한다. 한 손님이 맛있는 점심을 먹을 수 있는 곳을 묻자 운전사는 맛있다고 자부하는 라면 가게 들이 몰려있는 교토의 인기 식당가를 소개했다. 승객은 “기분에 따라 이야기하고 싶을 때도 있고 그렇지 않을 때도 있는데 이쪽에서 묻자 바로 상냥하게 대답해줘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NHK는 회사측의 양해하에 택시 안에 카메라를 설치하여 손님들의 반응을 취재하기도 했는데 대체적으로 이 '침묵 택시'에 대해 호의적인 평가를 내렸다고 한다.
이에 대해 일본의 네티즌들은 '무언 서비스'는 고객들을 세심하게 배려하는 걸 중시하는 일본 특유의 서비스로 찬성하는 의견도 있으나, 개인화 되어버린 현 세태와 연결하여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