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3일 방송된 JTBC '비정상회담'에서는 "무리한 '한식의 세계화'가 불편한 나, 비정상인가요?"라는 주제로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세계 음식과 한식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던 중 미국 대표 마크 테토(Mark Tetto)는 한국에서만 인기있는 미국 음식으로 '통조림 햄'을 꼽았다.
그는 "미국에서 제일 보기 힘든 게 스팸"이라며 "미국에 살면서 통조림 햄을 한번 정도 본 적은 있는데 직접 먹어본 적이 없다"고 했다.
이어 "한국에 오니 부대찌개 안에도 있고 먹어보니까 되게 맛있더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마크는 "미국에선 군용 식량으로 쓰이는 햄이 한국에선 추석 선물세트로 포장돼 팔린다"며 놀라자 황교익은 "스팸이 빵보다 밥과 잘 어울린다"며 그 인기 비결을 분석했다.
실제로 스팸의 제조사 호멀의 자료에 따르면 미국, 영국에 이어 한국이 스팸 소비국 세계 3위에 올라있다.
미국 현지에서는 가난한 사람들이나 먹는 싸구려 음식이라는 인식이 있어 거부감을 드러내기도 하지만 하와이에서는 꽤 인기있는 음식이기도 하다.
싸구려 음식의 대명사인 스팸이 명절마다 고급 선물로 팔리는 것은 외국인들이 한국에 와서 가장 이상하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다.
입장을 바꿔보면 한국 군용식량이 미국 추수감사절 선물로 팔리는 진풍경이 명절마다 펼쳐지는 것이다. 마크가 놀랄 만 하긴 했다.
선물세트로 인기있는 이유는 지나치게 부담스러운 선물이 아니면서 통조림류 식품의 특성상 장기보관해도 쉽게 상하지 않는데다 밥과 잘 어울려 주요 반찬의 역할까지 톡톡히 해내기 때문이다.
한편 한국에서 유독 인기있는 외국 음식은 또 있었다. 멕시코의 '나초'였다.
멕시코 대표 크리스티안 부르고스는 영화관에서 당당히 인기메뉴를 차지하는 나초를 언급했다.
그는 "멕시코에선 나초를 식사에 곁들이는 반찬 정도로 생각한다"며 "영화를 볼 때 나초를 사먹는 건 바꿔서 생각하면 멕시코 사람들이 영화 보면서 단무지를 먹는 느낌"이라고 비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