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방송된 KBS Cool FM '박명수의 라디오쇼'에는 온라인 상에 남은 기록을 지워주는 '디지털 장례'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 대표가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날 방송에서 박명수는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 없는 저 역시도 지우고 싶은 역사가 있다"며 흑역사에 대한 비화를 꺼냈다.
그의 흑역사는 바로 과거 한 가요프로그램에 출연했던 무대, 이른바 '오동도 사건'이었다.
해당 사건은 과거 무한도전에서도 여러번 언급될만큼 두고두고 회자될 만하면서도 박명수를 제외하고 모든 사람들에게 폭소를 터뜨리게 하는 사건이다.
박명수는 지난 2002년 8월 여수 오동도에서 펼쳐진 MBC '음악캠프'에서 당시 활동곡 '바람의 아들' 무대를 선보였다.
'바람의 아들'이라는 노래 제목에 맞춰 설치된 강풍기는 세차게 도는데 멋지게 휘날려야 할 망토는 정작 길이가 짧아 목에 감기기만 했다.
설상가상으로 수백번 불렀던 노래가사는 입안에서만 맴돌 뿐 떠오르지 않았고 1, 2절 도입부분마다 음이탈이 반복됐다.
헤드뱅잉 안무를 소화해야하는 백댄서들도 동작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데다가 래퍼와의 호흡도 '꽝'이었다.
당황한 박명수가 함께 부르자며 마이크를 관객석 쪽으로 넘겼지만 앨범 발매 후 첫방송이라 '바람의 아들' 노래를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이에 대해 박명수는 "리허설만 일곱번을 했는데도 안 되더라. 노래도 안 되고 퍼포먼스도 안 맞았다"며 "관객분들이 '괜찮아'를 외쳤지만 곧 외면하기 시작하더라"라고 아찔했던 순간을 떠올렸다.
이야기를 마친 박명수는 "그런데 이렇게 이야기를 하면 또 들으시는 분들이 오동도 사건을 찾아보시기도 해서 더 알려지게 된다. 잊혀질 권리가 필요하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