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과정에서 선뜻 부인이라고 나서지 못하는 장나라의 섬세한 심리 연기와 '꽃뱀'으로 몰리면서 가슴앓이하는 모습이 등장해 마음을 울렸다.
세라의 등장은 미영의 사랑에 현실을 일깨웠다. 건은 세라에게 자신의 결혼을 알리지 못하고 전전긍긍했고, 미영은 애써 달래며 가득 쌓인 양파를 썰었다. 건이 지난 사랑을 잊지 못하며 세라를 안타깝게 바라보고 있는 사이 미영은 '꽃뱀'으로 몰리며 언론사의 집중 타겟이 됐다.
미영은 말 없이 출근하는 건의 차가 골목에서 사라질 때까지 고개를 빼꼼히 빼고, 아련하게 쳐다보는가 하면, 세라와의 행복했던 비디오를 틀어놓고 오열하는 건의 문 앞에 쪼그리고 앉아 슬픔을 함께 하는 모습으로 그를 지켜줬다.
그런가 하면 자선 파티장에서 재벌에게 접근해 임신을 한 뒤 결혼했다는 소문 속의 B여인 정체가 미영이라고 밝히는 민 변호사의 행태에도 아무 말 못하고 축축히 젖은 머리로 어깨를 바들바들 떨면서 우뚝 서 있는 모습은 당장이라도 달려가서 감싸 안아주고 싶을 만큼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그런 슬픔을 가득 배어 문 달팽이를 해방시킨 것은 건이었다. 자선 파티장에 나타난 건은 "나랑 어쩔 수 없이 아기 때문에 임신해서 결혼한 것도 사실이고, 로펌에서 계약직 서무로 일한 것도 사실입니다"라고 밝혀 미영을 놀라게 했다.
그러나 이어 "그런데 같이 살다보니까 반전이 있어요. 자꾸 보면 진짜 예뻐요. 예쁘기만 하면 심심한데 귀여워요. 또 착해. 이런 이상한 여잘 나 혼자만 안다는 게 미안해서 내가 직접 말해주려고요. 내가 아는 그 누구보다도 가장 착하고 우아하고 아름다운 여자이자 나, 이건의 아내, 김미영씨를 여러분에게 소개합니다" 라며 공식적인 자리에서 미영을 아내로 인정함과 동시에 달달한 사랑고백을 함께 했다. 그리고 함께 파티장을 나온 건과 미영은 차 헤드라이트 켜놓고 강변에서 함께 춤을 추며, 입을 맞추며 그간의 오해를 풀고 사랑을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묵묵히 모든 상황을 버텨냈던 미영의 마지막 대사는 그녀의 마음을 드러나게 했다. 그녀는 “그 사람이 잘해줄수록 겁이 나요. 그 사람이 잘해 줄수록 나를 위해 애써 줄수록 너무 두려웠어요. 내가 너무 많이 기대하게 될까 봐. 그 사람이 나를 좋아한다고 오해하게 될까 봐 약속한 그날에 그 사람 보내줄 수 없을까 봐”라고 말해 건에게 의지하지 않고 독립적인 마음을 지닌 미영의 마음을 드러내며 이들에게 향후 어떤 시련이 펼쳐질지 '건과 미영의 사랑' 제 2막이 시작됨을 알렸다.
한편, MBC 수목 미니시리즈 '운명처럼 널 사랑해'는 매주 수목 밤 10시 MBC 방송.
[사진 = 장나라 ⓒ 넘버쓰리픽쳐스, 페이지원필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