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엑스마르세이유대학 연구팀은 귀 건강이 좋지 않은 사람, 특히 몸의 균형과 이동을 담당하는 전정계(前庭系)에 문제가 있는 사람이 유체이탈(out-of-body experience)을 경험하는 것을 입증했다고, 영국 데일리 메일이 26일 보도했다.
전정계(前庭系)란 속귀(내이)에 있는 3개의 세반고리관과 이를 뇌의 일부인 뇌간에 연결해 주는 '전정신경', 그리고 뇌간에 있는 '전정신경핵'을 뜻한다.
연구팀을 이끈 크리스토프 로페즈와 마야 엘지에레는 ‘의식의 중심이 몸 바깥에 있는 상태, 그리고 높은 위치에서 사물을 바라보는 듯한 느낌’을 '유체이탈'로 정의했다.
'전정기관 장애로 인한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환자 210명'과 '어지럼증 증상을 겪은 적이 없는 210명'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어지럼증 환자들 중 13.8%에 해당하는 29명이 '유체이탈'을 경험한 환자들이었다.
즉, 우울증, 불안, 자기 자신에 대해 이상한 느낌이 드는 이인(離人) 장애의 증상인 '유체이탈'이 전정기관 장애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것이다.
반면 어지럼증 증상을 보이지 않은 집단에선 4.8%인 10명만이 유체이탈을 경험했는데, 이 10명은 우울증으로 인한 이인(離人) 장애는 있었지만, 어지럼증이나 전정기관 장애 증상은 보이지 않았다.
어지럼증 없이도 우울증이나 이인(離人) 장애로 '유체이탈'을 경험할 수 있지만, 가장 큰 원인은 귀의 평형감각을 담당하는 전정기관 문제라는 것이 이 연구팀의 결론이다.
오랫동안 유체이탈의 사례와 가설이 많았지만, 이를 과학적으로 입증하는 증거가 부족했는데, 이번 실험에서 프랑스의 신경과학자들이 그 증거를 찾아낸 것이다.
한편, 우리가 흔히 어지러울 때 '빈혈'을 의심하고 철분제를 복용하기 쉬우나, '빈혈'에 의한 어지럼증은 극히 드물며, 어지럼증 가운데 중추성 어지럼증의 경우에는 뇌졸중과 같은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으므로 신경과 진료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