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의 꿈을 품었지만 펼쳐보지 못한 부산 채소가게 왕엄마의 진심이 노래에 담겨 경쟁팀인 빅뱅 태양의 마음도 흔들었다.
지난 10일 방송된 SBS '판타스틱 듀오2'에서는 빅뱅 태양과 백지영의 파이널 무대가 펼쳐졌다.
이날 백지영이 선택한 '채소가게 왕엄마' 장지은(57) 씨는 환상적인 노래 실력을 드러내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장씨는 백지영의 '사랑 안 해'를 원곡 가수인 백지영 앞에서 불렀는데 첫소절부터 50대 후반이라는 나이가 믿겨지지 않는 청량한 음색이면서도 세월이 만든 내공이 느껴졌다.
노래를 들은 상대팀 빅뱅 태양조차도 "첫소절부터 귀를 사로잡았다. 첫소절부터 몰입하게 만드는 게 쉽지 않은데"라고 극찬하며 "첫 목소리의 질감이 너무 좋다"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알고 보니 장씨는 가수 이선희가 우승했던 1984년 제5회 강변가요제의 본선 12인까지 진출했던 실력파였다.
당시 가수를 꿈꿨던 그였지만 남편의 완강한 반대로 결국 본선 무대에 오르지 못하고 꿈을 접어야만 했다. 당시 장씨와 장씨의 남편은 연애 중이었는데 장씨가 가수로 유명해지면 결혼하지 못할까봐 남편이 질투했다고 한다.
안타까운 사연을 공개한 이후 장지은 씨는 최종 결선 무대에 올라 '잊지 말아요'를 열창했다.
세월의 내공이 담겨 더욱 깊이 있는 장씨의 목소리에 태양을 비롯한 패널들은 그대로 흡입돼 노래에 푹 빠져들었다.
치열한 대결 끝에 '태양X덩크슛' 듀오가 5표차로 우승했지만 이후 '왕엄마' 장지은 씨의 무대 영상은 30만 가까운 조회수를 기록하며 큰 화제가 됐다. 일부 시청자들은 "백지영X왕엄마 듀오가 우승했어야하는데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